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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와 비닐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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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형남
- 등록일 : 2004-05-13
- 조회수 : 4366
환경운동가와 비닐봉투
김동진 기자 deadline24@hvnews.co.kr
퇴근길,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있는 한 빵집에 들렀다. 빵집 주인은 여느 빵집과 마찬가지로 일일이 일회용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 빵을 다시 큰 일회용 비닐봉투에 넣어준다. 빵집 뿐만아니라 보통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일상적인 ‘환경파괴 현장’이다.
하지만 빵집 주인이 틈만 나면 환경보존을 부르짖는 환경운동가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적어도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주민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라면 일회용 비닐봉투가 아닌 종이봉투나 재활용비닐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
비닐이 썩는 데는 무려 500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환경단체들은 유통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부도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소비자가 비닐봉투를 요구할 때 보증금(사실상 구입비용이지만)을 예치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오염의 주범인 비닐봉투를 보통사람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환경운동을 주창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환경보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자격이 있는 지 묻고 싶다.
‘환경운동가’를 자처하는 이 사람은 환경보전이라는 명분만 있으면 물리적 행동도 서슴치 않는 ‘열혈 환경론자’인 양 행동한다. 최근 환경이슈가 되고 있는 원흥이방죽 보존에도 앞장서 있다.
충북지역 환경문제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환경보전만이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인 것처럼 목청을 돋우며 ‘힘자랑’하는 볼썽사나운 행태도 마다 않는다.
환경운동은 우리사회 시민운동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환경운동의 실체를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전문성’과 ‘시민참여’라는 ‘절대필요조건’이 빠져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 빵집주인처럼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허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며 시민운동의 힘을 ‘권력’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물리력 동원 역시 동기가 순수하면 과정은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든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적 비약’일 뿐이다.
염우 청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님! ‘우리 빵집은 환경보전을 위해 비닐봉투를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표어가 가게 출입문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모습부터 보고싶습니다.
2004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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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이라는 기자는..
몇해 전 눈이 많이 왔을 때,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눈 쓸지 않는다고 기사냈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