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7] 우리가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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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7]

우리가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글_여규용 6기 대청호해설사

 대청호가 만수위라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나는 시간의 틈을 빌려 달려갔다. 근처에 도착하여 호수 물결이 보일 즈음 달려가는 마음에 조바심이 인다. 저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보이는 호수 물결이 푸르게 찰랑대는 모습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명상정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숫가를 걷기 시작을 했다. 가득한 물 을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가 대청호를 접하고 이렇게 만수위를 보여주는 것은처음이다. 


 왕버들 나무가 밑둥까지 물에 잠기고 작은호반길은 물속에 잠겼다. 늘 찾는 이곳 명상정원에는 시간 불문하고 찾는 이가 참 많다. 연인들의 모습과 가족단위로 찾은 사람들 그리고 단체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늘 붐비는 곳이 명상정원길이다. 호숫가를 한참을 걸어 물가에 다다르면 찰랑이는 물결이 반갑게 맞아 준다. 멀리로 나무 한 그루가 있는 작은 섬이 이채롭게 보인다. 만수위를 자랑하는 물가로 다가갔다. 고운 모래톱에 일렁이는 물결을 자세히 보니 물빛이 초록빛이다. 아차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것이 혹시 녹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가만히 보니 맞다 녹조다.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만수위기 되니 이른 아침부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카메라를 메고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연신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일 좋은 일이다. 개인적인 취미도 살리고 지금 이 시간에 대청호 모습을 남기는 일이니 나중에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지켜야 할 질서와 도덕이 있다. 길이 아닌 곳을 무단으로 드나들지 말고 흙이나 시설물들이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간혹 자기 사진만 중요한 듯 마구 들어가서 호숫가를 어지럽히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올가을 대청호의 명소인 청남대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마침 국화축제를 하고 있던터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연일 많은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지역을 활성화 시키기위하여 하는 축제이기에 큰 불만은 없다. 많은 볼거리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더불어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 보니 말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거기서 발생하는 많은 쓰레기와 생활하수를 무관심하게 버려지고 관리 한다는 것이다. 이런 커다란 축제에서 제일 중요한 쓰레기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등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축제의 기획단계에서 준비가 소홀했다는 증거다. 특히 그날 초가정 근처에서 쉬는데 제트스키를 탄 사람들 여럿이 청남대 앞까지 들어와서 휘젓고 가더라는 것이다. 다른 일반 배들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부표를 설치해두었는데도 그것을 넘어 들어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한바탕 휘젓고 나가서는 그 넓은 대청호를 무지 막지하게 내달리며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개념 없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자꾸만 이런 시설들을 개방하고 용인하는 지자체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주자주 이야기하는 거지만 이곳 대청호는 우리가 먹는 물을 저장해 둔 곳이라는 거다. 참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방송 광고에서는 연일 우리 수돗물이 최고라고 광고를 한다. 200여 개가 넘는 각종 실험과 검사로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하면 언젠가는 300개의 검사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검사를 위한 시간도 많이 걸릴뿐더러 비용도 많이 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수돗물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가 먼지 지키도록 하자. 모든 환경 문제에는 사람이 문제라는 것 잊지말자.

 

 11월 말경 오랜만에 영화관엘 다녀왔다. 새만금의 갯벌 생태를 주제로 한 영화 “수라”라는 환경 다큐 형식의 영화였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시작되고 거기서 벌어지는 지역 주민들의 갯벌을 지키려는 저항과 노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환경 영화다. 무수한 시간을 새만금을 지키려는 노력속에서 느리지만 살아나는 생물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며 많은 생각을 하였다. 어쩔수 없이 내주어야만 했던 생물들의 터전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어린이들 눈으로 보는 수라갯벌의 생태환경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눈에 뜨이는 무언가를 파괴하기를 참 좋아한다. 거기에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행위들이 있는데 그 속에는 우리가 알지못하는 수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같은 질환도 인간의 욕심이 만든 전염병이라고 하지 않는가? 새만금 수라갯벌 이야기는 방조제를 막으면서 주민들의 삶이 파괴되고 덩달아 그 속에 사는 각종 생물들의 삶이 위협받는 현실을 영화로 만든거다. 무리한 공사 진행으로 목숨을 잃은 주민들이 생기고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고향을 지키려는 눈물겨운 투쟁이 이어진다. 소라갯벌에 살던 도요새를 비롯한 각종 조류와 흰발농게 등 멸종 위기종들 까지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이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다.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지금부터는 올 한해를 돌아보며 좋았던 것과 부족했던 것을 살피고 보충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역량강화를 하는 시간인 것이다. 급변하는 지구환경과 거기에 대비하는 우리의 역할과 교육적 역할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새롭게 발표되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찾아서 공부하고 기후 위기로 발생하는 세계의 문제들을 찾아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가를 연구도 해야 한다. 요즘 새롭게 대두되는 ESG개념을 도입한 생태환경 교육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이해하고 교육에 접목할 것인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에 몇몇 선생님들과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숲생태를 통한 교육을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 할 것 인지? 기후위기 속에서 관심 가져야 할 환경교육의 방향성은 어떤 것인지? 학교별 학년별 교육 수준은 어떻게 할것인지 두루두루 연구를 한다. 환경교육을 하는 우리로서는 스스로 앞장서서 지키려는 노력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말로만 하는 환경교육은 아니라는 거다. 먼저 실천하고 그것을 보여줄 때 마음이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도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초겨울 대청호보전운동본부 행사관계로 추동수변생태공원을 찾았을 때 도로변에 하얗게 꽃을 피운 춘추벚꽃을 보았다. 나무 한 그루가 온통 하얀 꽃을 피웠던 거다. 신기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해서 한참을 서성거렸던 기억이 있다. 얼마전 뉴스에서는 개구리가 알을 낳았고 그중에 어떤 것은 부화하여 올챙이가 놀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계절을 잃은 것은 꽃만이 아니다. 겨울 잠을 자야 할 양서류들도 계절을 잊었다. 참 심각한 기후위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실해야하고 바로 보아야 한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앞장서서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구환경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임무이고 책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