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6] 기후위기 시대에 사는 우리가 할 일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4-01-05
  • 조회수 : 277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6]

기후위기 시대에 사는 우리가 할 일 


글_여규용 6기 대청호 해설사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리고 비도 많이 내렸다. 설마 하고 생각했던 기후 위기를 실감하는 여름을 보냈다. 이제야 그 심각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기후학자들과 환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다른 견해를 이야기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극지의 수 만년 된 얼음층이 녹으며 그 속에 잠자고 있던 박테리아들이 다시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때는 어떤 문제들이 일어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또 마스크를 쓰고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슬픈 일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일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권일 것인데 우리의 욕심과 무지로 그것을 잃어버리게 생겼으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아직도 이 

런 지구의 현상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무관심 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가능하면 빨리 공감하고 함께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하여 마음을 모아야 할 때인데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인양 무관심을 넘어 방해까지 하고 다닌다니 아연실색하게 된다.




 지금 옥천지역에는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그것도 대청호를 옆에 둔 곳이라고 하니 대청호를 우리의 물그릇이라고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들로서는 안타깝고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을 훼손하고 들어설 골프장이기에 그리고 우리의 물그릇이 인접해 있는 곳이기에 우리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다. 특히 골프장이 들어설 곳에는 다양한 동,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모니터링을 한 결과 멸종위기종들도 다수 발견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아름다운 산 하를 두고 볼 줄 모르고 기회만 되면 갈아엎고 파괴 하여야 속이 후련하니 말이다. 돈이라는 금전에 매몰된 인간의 나약하지만 사악한 심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매주 일요일이면 산행을 한다. 가까운 곳이 든 먼 곳이든 가려고 마음먹은 곳이면 등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선다. 자연을 느끼고 그 속에서 숲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싶은 거다. 그러기를 수년째가 되니 이제는 숲에 들면 나무와 꽃과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나누는 이야기가 나를 참 평안하게 해줌을 느낀다. 평소에 아무에게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그들을 말없이 들어 준다. 그렇게 나는 숲에서 무한한 위로를 받고 온다. 자연의 소중함을 안다면 환경의 중요함을 안다면 함께 살아갈 환경을 우리는 만들어가야 한다. 누구는 개발이익을 위하여 혈안이 되고 누구는 
그것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세상이 되었다. 내가 환경교육을 위하여 학생들을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구상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1%인데 그것을 우리 인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도 동물도 그 1%의 물 
을 먹고 사는 거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나만 알고 다른 것은 생각속에 아예 없는 것이다. 나누고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일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6월 여름이 한창일 즈음 대전제일고등학교 학생들과 대청호반길을 걸었던적 있다. 공부하느라 지친 일상을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렇게 호숫가를 거닐며 마음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며 나도 가슴 가득 깊은 행복감으로 충만했던 기억이 아직도 가득하다. 아이들에게 잠시라도 마음과 몸의 휴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처음 대청호를 걸어보는 아이, 한번쯤 다녀갔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다녀간 아이, 그리고 대청호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 아이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만났으니 그 속에서 나눌 이야기는 무궁무진했던거다. 지금 여러분이 걷는 이 곳이 우리가 먹는 물그릇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는 다들 조용히 귀 를 기울여 들어 주고 왜 우리가 이곳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려 줄 때에는 서로가 손을 들고 발표를 한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아이들의 그런 모습 속에서 고마운 마음과 대견한 마음을 동시에 느꼈던거 같다. 작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대청호를 걸어볼 시간을 만든다면 속도는 느리지만 환경에 대한 생각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스며 들것으로 생각한다. 해마다 아이들을 이끌고 참여해 주시는 대전고 이영배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 바람이 상큼하게 부는 날 다시 대청호반을 걸었다.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꾸만 그곳으로 발길이 가게 된다. 나의 모든 관심사가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갈 때마다 변해버린 주변 환경에 심란한 마음도 들지만 하나의 작은 기대를 가지고 둘러보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았다. 명상정원길에서 추억을 만들고 나누는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나도 마음이 즐겁다. 멀찌기서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오래전부터 야생으로 길러진 거위 무리들도 이제는 터주대감처럼 여유롭게 노닐고 있고 멀리 건너편 팡시온 있는 곳도 아름다운 물무늬를 만들고 있다. 어차피 만들어진 시설인데 어쩔 것인가. 깨끗하 고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관리하고 지키며 갈 수밖에 없잖은가? 그렇게 마음의 여유를 갖자고 생각하며 걷다 보니 불편했던 마음도 한결 여유를 찾는 것 갖다. 여유를 갖고 잠시 호반을 걸어 보는 시간과 그 속에서 느끼는 이런 모습을 오래도록 즐겼으면 좋겠다.우리가 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행복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어느덧 분주했던 시간들이 가고 올해 준비했던 학교 교육도 마무리가 되었다. 더 좋은 수업을 위하여 늘 노심초사했던 선생님들의 수고로움이 더 큰 성과로 아이들 마음속에 남아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가 준비한 만큼 교육성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서로 격려하며 활동했다. 올해의 성과와 부족했던 것들을 살펴 모아 더 좋은 교육으로 이어지도록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제대로 준비를 하지도 않고 교육을 한다고 앞에 나서면 않된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환경교육 이전에 더 큰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위해 요즘 우리 선생님들 많이 바쁘고 분주하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스터디 모임을 하고 거기서 새로운 정 보나 더 깊이 있는 교육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하는 일에 서로 앞장서서 같이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주어진 책무를 다한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 작은 권력이라고 마음대로 해서도 않되고 배려하고 공감하며 즐겁게 살아야 하는 거다. 올해엔 대청호해설사 7기 선생님들이 새로 합류를 하셨다. 앞으로 활동하는데 무한한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에는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관계로 다양한 계층에서 환경을 이야기하고 활동을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속에는 실질적인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 방향이나 내용 대신 사업을 위한 내용들로 채워지는 듯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그래서 생각해 보아야 하는거다. 좋은 의미로 시작하는 일이 오히려 환경을 망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런 현장에 가면 한쪽 귀퉁이에 작은 부스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를 본다. 관심을 가져 주는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도 크다. 열심이신 선생님들을 보면 마음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현장에 나갔으면 하는거다. 탄소중립에 대해서, 물환경에 대해서, 오염과 배출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거다. 어느 선생님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어느 선생님은 또 다르게 이야기를 한다면 여기서 환경교육의 기초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신뢰를 잃는 일이면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실패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라는 활동이 얼마나 중차대한 일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봄에 테크길 만든다고 잘라버린 벚나무의 모습이 궁금하여 그곳을 다시 찾았다. 한 계절이 가도록 잘려 나간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을 하니 내 팔 다리가 저려오는 듯 하다. 아직도 남아있는 흔적을 보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한다. “미안하다 그래도 꼭 살아 줘라” 미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 황새바위 길을 걸어 본다. 이쪽은 멀리서 트레킹을 위해 찾아 오는 사람들이 간간히 지나는 길이라서 그런지 조금 호젓한 느낌이 든다. 황새바위를 지나 물가로 접어드니 푸른 물결 일렁이는 곳에 멋진 바위 하나가 맞아 준다. 일명 거북 바위란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돼지를 닮은 듯도 하다. 볼수록 멋진 풍경이다. 우리 가 오래도록 두고 즐길 이 풍경을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잘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