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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개천과 금강7] 유성천, 갑천 금강을 만나다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4-01-04
  • 조회수 : 270

[실개천과 금강7]

유성천, 갑천 금강을 만나다


글_문광연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 저자



  대전 둘레길인 우산봉에 올라 신선봉에 서면 북으로는 계룡산이, 남으로는 서대산이, 동으로는 계족산이 보입니다. 신선봉을 지나서 다시 가파른 산봉우리에 오르면 국립대전현충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파른 갑하산을 내려오면 대전시와 충남의 경계지점인 삽재가 보입니다.
 삽재에는 동물들의 안전한 이동통로인 생태통로가 있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나기가 억수같이 내리는 8월의 어느 날, 나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삽재에 있었습니다. 8월의 소나기는 물 폭탄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삽재 날망을 중심으로 대전 쪽으로 비가 떨어지면 유성천으로 내려가고, 충남 공주쪽으로 떨어지면 용수천으로 내려가 금강으로 흘러갑니다. 삽재에서 어디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빗물의 경로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 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삽재, 갑하산, 신선봉에서 발원한 개울물은 유성천으로 모입니다. 유성천 상류에는 오염물질이 없어 깨끗한 물이 흐릅니다. 그런데 상류 쪽에는 크고 작은 하천 보가 많이 있습니다.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 는 하천의 계곡을 막아서 음용수, 생 활용수, 농사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상류 쪽에는 크고 작은 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천 보에 물이 모이면 수생 식물 뿐만 아니라 물고기, 곤충, 양서파충류, 새들 의 휴식처이자 산란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수도가 모두 보급되어 음용수나 생활용수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보들은 철거하여 자연적인 하 천생태계로 이어 주면 좋겠습니다.




 유성천 상류 옆에는 호국영령들이 잠 던 국립대전현충원이 있습니다. 이곳에도 둘레길이 최근에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들은 거의가 묘지입니다.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조국을 위하여 몸 바친 영령들에게 속으로 묵념을 하면서 걷고 있습니다. 이런 국립묘지 옆으로 유성천이 조용히 휘돌아 나갑니다.


 현충원 아래쪽의 유성천에는 큰 습지가 있습니다. 현충원을 중심으로 좌우측에서 물이 내려와 모이면서 큰 습지를 형성했습니다.습지 안쪽에는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정화작용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제법 큰 보가 있습니다. 물고기가 올라갈 수 있도록 어도가 설치되어 있지만, 물고기들이 올라가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보는 하천 아래와 위의 생태 계를 단절합니다. 그래서 경사진 보에 생태통로를 많이 만들어 주어 상류와 하류의 동물들이 서로 이 동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대전 시민의 발인 전철, 현충원역 옆에는 유성천 중류가 흘러갑니다. 이곳은 아직 농사를 짓는 곳도 많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많아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하면서 천천히 흘러갑니다.

 물은 흘러 흘러 유성시장 옆을 흘러갑니다. 마침 오늘이 유성시장이라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성시장은 4, 9일입니다. 전통시장에는 예나 지금이나 시골에서 직접 지은 농산물이 가장 많고, 먹을거리, 생필품들이 거리마다 가득 보입니다. 더운 날이지만 사람들은 보따리를 들고 바쁘게 움직입니다. 시장에 와보면 사람 사는 생기가 느껴집니다. 이곳 하천은 최근에 정비하여 가운데만 물이 흐르고 양옆에는 각종 조형물과 자전거길, 인도도 보입니다. 시장길을 지난 물은 이제 유성의 본 고장인 유성 온천을 지나갑니다.

 유성 온천은 예로부터 온천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온천수가 좋다는 소문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과거에는 임금님도 이곳에 내려와 몸을 씻고 눈병도 치료했습니다. 과거에는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지요. 한때 온천욕장이 성황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못합니다. 그러나 지금도 온천 축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이곳부터는 하천물에 생활하수와 온천수가 더해집니다. 반석천과 만난 유성천은 온천교를 지나면서 상류 중류와 다른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하상이 넓고 유기물도 많아서 물고기들이 많습니다. 이런 물고기를 노리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바로 백로와 왜가리입니다. 백로와 왜가리는 다리가 길고 목이 S자로 굽어있고 부리가 길어 물고기를 순간적으로  잡는데 안성맞춤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면 살아남고 그렇지않으면 도태한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예나 지금이나 지켜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윈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물론 진화론은 지금도 찬반논란이 있지만요.
 온천교를 지난 물은 갑천을 향해 내려갑니다. ‘물고기가 숨어 놀고 있다’는 어은동을 지나면 갑천과만납니다. 갑천은 흘러 흘러 대덕구 문평동에서 금강과 만납니다. 이곳에서 서해를 향해 먼 항해를 다시 합니다.
 실개천은 우리 몸의 실핏줄과 같지요. 수많은 실핏줄이 모여 정맥과 동맥이 되지요. 실핏줄이 문제가 되면 당연히 동맥과 정맥에 문제가 오겠지요. 상류의 물들이 깨끗하면 중류도 깨끗하고 하류도 당연히 깨끗하겠지요. 우리의 조상들이 강변에서 집을 짓고 강물을 마시면서 살았듯이 실개천은 우리의 보물입니다. 언젠가는 유성천에서 강수욕 하는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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