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개천과 금강6]
가래울천, 대청호를 만나다
글_문광연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 저자
해마다 5월이 오면 나무들과 꽃들이 신나서 생기가 돋습니다. 요 며칠 사이에 단비가 듬뿍 내렸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화창한 날씨라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몇 개월만에 야외답사라 설레는 맘입니다. 5월은 참 수식어도 많습니다.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처님오신날 등등 기념일도 많습니다. 5월은 뭐니 뭐니 해도 아카시아의 계절이며 장미의 계절이지요.
모처럼 시외로 가는 한가한 버스를 타고 갑니다. 시내를 벋어나니 아카시아향기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언제 나뭇잎이 이렇게 자랐는지 온통 녹색지대입니다. 시골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조금은 구불구불하여 정겹습니다. 목적지 마을에 내렸습니다. 마을 어귀에는 항상 큰 나무가 있는데 느티나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큰 플라타나스[버즘나무]가 반겨줍니다. 내리자 마자 시골냄새가 코끝을 자극 합니다. 대청호는 대전과 충북 옥천, 청주에 걸쳐있는 큰 호수로 충청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중요한 호수이지요. 큰 금강 줄기를 기준으로 하여 작은 실개천이 실핏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보려고 한 실개천은 대청호로 직접 들어가는 ‘가래울천’입니다. 가래울천은 계족산성 아래에 있는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천개동에서 발원 합니다. 가래울천의 발원지 부근에는 상수리나무, 아카시나무, 소나무들이 많이 있고, 초본이 무성하여 처음 시작하는 물 뿌리는 깨끗함을 자랑합니다. 조금 내려오면 작은 밭과 논들이 보입니다. 마침 얼마 있으면 모내기 철이라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 준비를 하고있습니다. 물이 가득찬 논에는 용쾌도 참개구리들이 찾아와 알을 낳았습니다. 논을 통과한 물들은 자연스럽게 정화가 되어 깨끗한 물이 됩니다. 논 바닦 에는 황토 흙이 있어 물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지요.
이런 논들이 자꾸 밭으로 바꿔고 있습니다. 그런데 길옆의 농수로를 보니 알을 낳으러 가던 참개구리 암컷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골의 직각농수로는 작은 동물이 빠지더라도 나올 수 있게 생태통로를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산의 정상부에서 발원한 물은 작은 웅덩이를 이루고, 논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갑니다. 아래쪽의 물가에는 버드나무들이 많이 보입니다. 버드나무들은 물을 좋아하며 길고 싱그런 잎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물길은 흘러 흘러 대청호 부근까지 왔습니다. 대청호로 유입되기 바로 전에는 추동 갈대 습지를 만납니다. 다시 한번 이곳에서 갈대 뿌리와 줄기 그리고 모래 등을 통과하면서 물은 깨끗해집니다. 이곳 가래울천은 실개천을 오염시키는 큰 요인들이 많이 없습니다. 단지, 밭이나 논에 뿌리는 비료나 농약들이 문제겠지요.
실개천 옆의 풀이나 나무, 갈대등은 물을 정화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갈대 습지와 논 습지는 더욱더 중요합니다. 논 한가운데 서서 벼을 보고 있노라면 생태계의 중요한 고리가 보입니다. 모내기를 하고 나면 따가운 햇살에 벼가 무럭무럭 자랍니 다. 벼가 자랄 때 쯤 되면 벼 잎에는 거미, 무당벌레, 하늘소 등등 온갖 벌레들이 살아갑니다. 논바닥이나 논두렁에는 개구리가 뛰어다니면서 이런 벌레를 잡아먹습니다. 개구리들은 무자치나 유혈목이등에게 잡아 먹히지요. 개구리나 뱀들은 매나 올빼미들에게 또 잡아 먹히지요. 그야말로 논은 하나의 잘 보존된 생태계를 보여 주지요. 논 생태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갈대 습지도 또한 생태계의 중요한 단 면을 보여 줍니다. 대청호 주변 특히 실개천 부근의 논 습지와 갈대 습지는 보물과 같습니다.
대청호 전망대에 서서 호수를 바라봅니다. ‘저 많은 물 들은 어디서 왔을까?’ 실개천이 모여 시냇물이 되고 이것이 모여 큰강이 되지요. 강의 뿌리는 실개천입니다. 실개천이 오염되면 강은 당연히 오염이 되겠지요. 많은 실개천에서 시작하는 생명체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지요.
대청호 주변에는 아카시나무꽃이 피어 있습니다.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왔지만 아직은 부족한 듯 합니다. 댐의 가장자리에 흙들이 많이 보입니다. 물이 부족하다는 증거 이지요. 요즘은 농사와 식수로 많은 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인간의 문명과 생활은 강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구석기, 신석기 아니 그전부터 인간은 강을 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사람은 강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조상이 강변에 살았듯, 우리도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강변에 살것 입이다. 실개천, 냇물, 강은 우리의 생명수 이지요.
이런 노래가 생각 나네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