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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3] 일 년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_여규용 대청호 해설사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3-01-12
  • 조회수 : 348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3]

일 년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여규용 대청호 해설사



 22년 4월 제일고등학교를 찾아 처음 학생들과 마주하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가을빛이 완연한 요즘 학생들과 걸었던 대청호를 찾았다. 푸르고 가득한 대청호 물을 보며 반대편 산등성이를 넘어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본다. 시간은 이렇게 기다림 없이 흘러갔다. 봄의 빛깔이 물속에 잠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라고 한다. 푸르던 잎은 꼿꼿했던 갈기를 힘없이 늘어뜨리고 무성했던 시절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다. 계절이 가고 오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다시 가슴에 새기게 된다. 지난 4월에 제일고등학교 학생들과 처음 대면을 했을 때가 생각난다. 호기심 많은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밝고 명랑한 모습의 학생들이었던 모습들이 함께 하게 될 나도 기대감이 컸었다.

 지금은 아득한 기억 속이지만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딱히 떠오르는 추억은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 함께 하게 될 환경지킴이 활동이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제일고 학생들과 일 년 동안을 돌아보는 마지막 활동으로 이번에는 학교에서 그동안 현장 탐사를 통하여 보고 느낀 바를 학생들이 직접 PPT를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다.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 지금의 우리 주변의 환경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환경지킴이로서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해 가길 바란다.

 올 일 년 동안은 참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학교를 찾아서 물 환경 교육을 한 것은 물론이고 소하천 오염방지를 위한 마을 활동, 그리고 틈틈이 환경단체 활동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빼놓지 않고 추진하고 참여하였다. 많은 해설사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는 특히 수돗물에 대한 관심을 고취 시키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홍보활동도 중요한 활동 중에 하나였다. 이러한 활동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며 반성의 기회로 삼아 볼까 한다. 이 시대에 우리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참 크다. 그 이유는 수돗물에서 나오는 이물질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 이물질이 나오는 이유는 수도관의 노후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오래되어 부식되고 그래서 그 틈으로 지하의 이물질들이 들어와 서식하고 그것이 관거를 타고 각 가정에 공급 되다 보니 자연히 불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수돗물안심확인제라는 제도를 통하여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안전 여부를 검사하는 현장에 모니터링 차원에 참여하게 되었었다.

 각종 장비와 시약을 준비하여 중금속은 물론 탁도, PH, 냄새, 등을 검사하는 모습을 직접보았고 그 결과를 검사를 신청한 가정에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참관한 모든 가정의 수돗물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구두로 설명을하고 나중에 서류로 판정 결과를 다시 한번 보내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던 기억이 있다. 믿음이라는 것은 이렇게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람 간에도 굉장히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물 환경 교육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수질오염 부분의 비점 오염 교육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반기부터 매월 실시한 비점오염 교육으로 해설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직접 교육용 자료를 만들어서 학교 교육을 시행하였었다. 비록 그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수질오염의 중요한 부분인 비점오염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살피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 우리 주변의 환경 오염의 대부분은 비점오염이 주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심하게 행동하는 것 중에서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 논밭에 비료나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일, 세차장이 아닌 냇가나 공터에서 세차를 하는 일, 반려견의 배설물을 그냥 두고 가는 일등이 수질오염을 초래하는 비점오염을 발생시키는 행동들이라는 거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접근해 있어서 자칫 무심하게 생각하기 쉬운 것들이라 더욱 신경써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여 이야기할 때 아이들의 공감해하는 표정이 듬직했다. 잘 지켜 가기로 약속도 했고….

 얼마전에 대청호 이현동 길을 다시 찾아 걸었다. 대청호 오백리길 중에 2구간에 속하는 일부를 혼자 천천히 걸으며 가을로 성큼 접어든 풍경을 눈에 담아 본다. 계절은 이렇게 어김없이 오고 가는데 늘 마음속으로 약속한 우리들의 자연사랑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처럼 느껴진다. 말로는 자연사랑과 환경지킴이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얼마만큼 실천하고 노력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환경 교육사로서 진정 부끄러움 없는 행동과 모습을 보였는지 지금 이시간 돌아보며 반성을 해 본다.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한데 아직도 교육현장을 보면 말을 하면서도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고 느끼게 된다. 이제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호박 축제가 끝난 지금 축제 때 사용 되었던 현장은 을씨년스럽다. 아직도 대롱거리며 매달린 호박들과 그것이 땅에 떨어져 뭉개지고 썩어가는 모습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은 무엇을 위한 축제인가 하는 것이다. 축제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것은 비단 이곳 축제뿐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청호의 명물인 억새가 그 깃털을 곱게 휘날린다.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모습은 이곳 대청호의 자랑거리이다. 이름하여 물억새라고 한다. 얼마나 고운 이름인가? 그것을 보려고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만큼 아름답고 힐링의 장소로 최고인 곳이 대청호이다. 우리가 아끼고 지켜야 할 아름다운 이곳을 어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특히 이현동 길을 걷다 보면 정비해야 할 시설물들이 눈에 뜨인다. 처음 시설할 때 설치했던 것인 듯 싶은 벤치 등이 제자리가 아닌 숲속에 방치되듯 버려진 곳이 눈에 뜨인다. 이런 시설물이 방치된다는 것은 이것을 설치하고 이후 이용하는 곳에서 무관심으로 버려두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자리로 옮겨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충분한 쉼자리를 제공 함이 옳지 않을는지? 금년 일 년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한다. 돌아보면 참 부족했던 일들이 참 많다. 부끄럽고 미안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환경이라는 문제가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인데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자만심에 빠져 앵무새처럼 주어진 이야기만 하고 다닌 건 아닌지? 환경활동가로서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될 행동은 하고 다녔는지 등등….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 이제 부족했던 것은 채우고 내년을 준비하도록 하자. 해설사라는 이름으로 부끄럽지 않은 생각과 행동으로 모범이 되도록 하고 나만이 아닌 우리라는 생각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 비난보다는 칭찬으로, 탓하기보다는 응원과 격려로 함께 가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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