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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소식지 2022년 여름호] 실개천과 금강2 강경포구 그리고 금강 (문광연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2-08-19
  • 조회수 : 468

[대청호소식지 2022년 여름호]
실개천과 금강2 강경포구 그리고 금강
(문광연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

 이수길 대한민국 5일장터문화 전문가를 만난 것은 강경포구 옆의 한 식당입니다. 이수길 장터 문화전문가는 대한민국의 5일 장터를 10년 이상 직접 다니면서 장터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만났습니다. 대한민국의 힘은 어머니, 아버지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시는 사람입니다. 어려운 시절, 자식들과 집안을 살린 사람은 바로 우리 어머니들이란 생각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5일 장터에서 4~50년을 한결같이 같은 장소에서 장사하시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을 살린 밑거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그의 저서 ‘아무이, 비 오는 날을 나가지 마이소’「도어즈」에 잘 나와 있습니다.



  강경포구 옆의 식당에서 그를 처음 만난 날, 부산에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와이프가 고장 난 차를 몰고 왔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우리는 오랜 친구처럼 깊은 소통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대한민국의 5일 장터를 알리기 위하여 여러 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기차를 타고 강경역에 내리면 바로 시장이 연결되며 많은 관공서들이 붙어 있습니다. 지금은 젓갈 시장으로 명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시골 동네가 대한민국의 3대 시장(평양, 대구, 강경)으로 발돋움 한 것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군산항이 개항되면서 배를 통하여 싣고 온 많은 물건들은 강경포구로 왔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강경포구는 수심이 깊고 수량이 많아 큰 배와 작은 배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포구는 천혜 적 환경으로 배를 접안 할 수 있는 지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배가 100여 척도 들어 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강경포구에 들어오는 배들은 생필품인 기름, 성냥, 사탕 등이 있고, 부여나 공주에서는 쌀이나 면화 등을 싣고 왔다고 합니다. 강경으로 들어온 물건들은 주로 장날을 통하여 팔려 나갔으며 중국인과 일본인의 상인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금강유역에서 생산된 쌀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개통되고, 강경과 부여 세도를 잇는 황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강경포구의 상권은 쇠락했습니다. 지금은 젓갈시장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경역을 나와서 젓갈시장을 한바퀴 돌고 포구로 발길을 옮깁니다. 포구 옆의 야산에는 전망대가 있어 포구가 한 눈에 보입니다. 전망대는 넓은 바윗돌 위에 요새처럼 서 있습니다. 오른쪽 강물은 부여나 공주에서 내려오는 물이고, 왼쪽 강물은 서천을 지나 군산으로 빠져나가는 강물입니다. 강의 하류라 물이 느리고, 상류에서 내려온 흙을 품고 있어 항상 흙탕물을 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팔괘정이라는 정자가 나옵니다. 이곳은 조선 인조 때 우암 송시열이 세운 건물로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추모하여 제자들에게 강학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옛 어른들이나 현대인들은 전망 좋고 안온한 곳에 집을 짓고 공부하며 살고 싶었던 것은 같았나 봅니다. 팔괘정 옆에는 대나무 밭이 있고 죽림서원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글을 읽는 선비들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팔괘정, 죽림서원, 대나무 그리고 흘러가는 강물을 보니 누구라도 이곳에 서면 시인이 될 듯 합니다.강경포구의 등대로 발길을 옮깁니다. 등대는 그 옛날 수 많은 배가 물건을 싣고 와서 문전성시를 이룬 강가에 서 있습니다. 지금은 강물을 보면서 한가로이 서 있지만, 그 앞에서 강물을 보고 있노라니 저 멀리와 가까이에서 많은 배들이 손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상인들의 큰 소리가 들립니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의 소리가 섞여 있지만, 상인들은 눈짓, 손짓, 발짓으로 서로 소통합니다. 문자나 숫자가 없었던 선사시대에도 이렇게 소통하지 않았을까요? 강물은 유유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강경읍내를 지나는 강경천과 논산에서 내려오는 논산천이 금강에서 만나 내려갑니다.

 강둑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봅니다. 강경과 부여 세도를 잇는 황산대교가 보입니다. 황산대교의 개통으로 부여와 강경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리 밑에는 고수부지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리 밑에 서서 강물을 보고 있는데 움직이는 녀석이 보입니다. 직감적으로 남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생이는 양서류와 파충류를 통틀어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습니다. 이곳 강가에서 남생이를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 녀석은 숨을 쉬기 위하여 올라왔다가 잠수 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물의 흐름이 약하고 먹이가 풍부하고 수온이 높으니 살아가기 좋습니다. 이 땅에서 개체수가 자꾸 줄어드는 남생이들이 늘어나서 천연기념물이 아닌 동물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천연기념물이 되면 좋아 하는데 사실은 반대지요. 얼마나 보호를 못하고, 환경이 오염되었으면 천연기념물이 되었을까요? 천연기념물을 지정한다는 것은 사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강둑을 따라 아래로 걸어 봅니다. 강물은 흐르고 하늘은 푸르릅니다. 강가에는 갈대가 바람에 날리고, 참새 소리가 들립니다. 멀리 하얀 날개를 자랑하는 쇠백로도 보입니다. 잘 정리된 자전거 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강 가운데 섬이 보입니다. 하중도입니다. 농토가 귀했던 시절, 저곳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거름과 비료, 농약은 땅과 강을 오염시켜 지금은 농사를 짓지 못하지만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조그마한 땅이 있어도 농사를 지어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노력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중도 옆에 오리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습니다. 하중도와 강가의 풀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색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강물의 색은 변함이 없지만 하늘과 구름은 매일 다르고, 강가의 풀들은 연두빛, 녹색빛, 갈색빛, 흰옷으로 다양한 변신을 합니다. 

  장수의 뜬봉샘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흘러 흘러 이곳을 지나 서해로 들어갑니다. 

  강둑의 군데 군데에는 쉼터가 있습니다. 쉼터에 앉아서 가지고 간 커피를 마시며 둘러보는 하늘과 강물은 그만이지요!

  오늘은 2022년 2월 9일 강경장날! 멀리 상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오면서 소리치는 상인들의 큰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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