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소식지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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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9] 명상공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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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01
- 등록일 : 2022-06-10
- 조회수 : 369
- 명상공원길 -
『 사진전시회를 통하여 본 대청호, 그리고 환경인식 』
고향처럼 느껴지는 대청호변을 찾는다. 반복되는 일상에 마음이 지칠 때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추는 곳은 이곳 대청호변이다. 그것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기도 하고 풍경도 좋은 이곳 ‘명상공원길’ 이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걷다 보면 어릴 적 떠나온 고향 길을 걷는 기분이 들곤 한다. 일명 슬픈 연가길이라고도 하는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다. 이 곳에서 약 2주간에 걸쳐 대청호 환경 사진전을 열었다. ‘걸어야 보이는 풍경’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렸던 환경 사진전이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모양이다. ‘나의 친환경 생활지수’에 붙여진 스티커가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하다.
요즘 각종 매체에서 쏟아내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홍수를 이룬다. 기후변화를 이야기 하고 탄소 중립을 이야기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환경 문제는 보통 심각 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심각성을 모두에게 알리고 관심을 끌어내기 위하여 대청호 사진전도 기획하게 되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우리가 먹는 물인 대청호가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오염된다고 생각을 하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오늘 걸어보는 명상공원길이 오백리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으며 풍경도 뛰어난 터라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사람이 찾는 곳에 두 사람 세 사람 더 모이게 되면 그만큼 오염될 확률은 커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너편 카페근처에서 배회하던 오리 떼들이 여기까지 건너와서 놀다 가곤 한다. 명상공원길 호수 변으로 모여들어 걷는 길에 배변을 하여 발에 밟힐까봐 조심스럽게 걸어야 할 때도 있다. 오리들이 여기까지 오는 이유는 그곳을 찾는 시민들이 가지고 온 과자 등 먹을 것을 주어버릇하여 거기에 적응 한 것이 이유가 아닌가 생각 한다. 이것은 최근 들어 내가 찾았을 때 직접 목격한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사진전을 기회로 시간대를 달리하여 이곳을 찾아보았다. 전시회를 시작하는 날에는 아침 일찍 이곳을 걸어 보았고 전시회 중간엔 오후쯤 들러 게시된 사진들과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았으며 끝나기 며칠 전엔 저녁 무렵에 들러 명상공원길을 걸어 보았다. 시간대별로 찾는 시민들의 연령대와 관심사항이 다르기에 내게는 시간대를 달리하여 찾아보는 일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게시된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는 분, 그냥 대충 보고 지나치는 분, 처음부터 관심 없다는 양 지나치시는 분,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하였다.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는 분들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 어떤 취지의 사진전이냐고 묻는 분들이 더 많았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다. 옥천에 사시는 교수님이신데 지인 분들과 오셨다가 나를 만나게 되었다. 취지를 말씀 드리고 우리 해설사 선생님들의 활동 상황과 환경 보전 노력을 말씀 드렸더니 좋은 일 하신다며 우리의 활동을 이해하시고는 지금까지 무관심 했었던 것을 반성한다는 뜻 깊은 말씀으로 응원을 해 주시고, 앞으로 환경보전 운동에 많은 관심으로 동참해 주시겠다는 말씀도 주셨다. 이렇게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물 환경 보전의 중요성이 전파되는 것을 느끼며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이것은 우리 대청호 해설사 모든 선생님들이 함께 중지를 모아 힘을 보태준 덕분이 아닌가 싶다. 올해에는 해설사 사진문학팀 주관으로 사진 전시회가 추진되었지만 내년부터는 대청호해설사회 주관으로 변경되어 개최됨으로서 더 활성화 된 기획내용을 기대해 본다.
다시 발걸음을 호숫가로 옮겨 본다. 전시회를 위하여 아침 일찍 찾은 명상공원길엔 안개가 살포시 내려 앉아 있어서 꿈길을 걷듯 멋진 풍경을 선물해 주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물안개까지 내려 있으니 이런 풍경은 사진 찍는 사진가들에게는 환상적인 풍경인 것을 잘 안다. 그래서인지 호숫가에는 이미 여러 명의 사진가들이 물안개를 따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물안개는 햇살이 퍼짐과 동시에 금방 사라진다. 그 사라지기 전의 찰나의 순간을 잘 잡아야 생각했던 멋진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 것이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은 보람이 있는 것이다. 나는 멀리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그분들 뒷모습을 찍었다. 이것 또한 재미있는 풍경들이 담길 수 있는 구도인 것이다.
요즘에는 대청호 수위가 만수위를 넘본다. 호수 변에 찰랑이는 물결을 보며 걷는 기분은 참으로 행복하기까지 하다. 몽글 몽글 퍼지는 물안개 저 넘어 물오리 떼들 점점이 떠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 고즈넉한 풍경이다. 이런 풍경에는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금의 공원길 걷는 코스보다 위쪽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하나 더 있는데 호수 물이 넘쳐서 그 길로는 걸을 수가 없다. 그 코스가 사실 더 시골스럽고 볼 것과 생각 할 것이 많은 길이라 생각 한다. 그 길은 데크길이 아닌 흙길로 그야말로 걸으면 더 많은 풍경이 보이는 길이다. 발아래 찰랑이는 물결의 모습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결을 보며 동심에 젖어 보기 참 좋은 길이 바로 그곳에 있다. 한여름 그길로 탐방에 나섰을 때 호숫가 모래톱에서 커다란 조개를 발견 한 적이 있다. 그 조개를 보며 대청호가 살아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낀 날이기도 했다. 그 길 한 모퉁이 버드나무 우거진 숲에는 아름다운 새 ‘후투티’가 산다. 언젠가 그 길을 걷다가 그 새를 촬영하려고 작은 텐트를 치고 나무를 향해 카메라를 고정시켜놓은 모습을 본적이 있다. 이렇게 이곳 대청호에는 다양한 식물과 생물이 함께 살고 있다. 걷는 길 양쪽으로는 갈대가 우거지고 호숫가 언저리엔 키 작은 개여뀌가 빨갛게 피어 나고 작은 도랑물가엔 클로버가 들판을 이룬 곳, 생물다양성을 회복해 가는 대청호 그래서 더욱 가꾸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청호, 이곳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이 시대에 중요한 키워드는 ‘환경보전’이다. 지금까지 무심했던 탄소배출도 심각한 기후위기를 겪고 나서야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코로나라고 하는 바이러스를 경험하고 나서야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재고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에 따른 정책이 너무 근시안적이라는데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을 규제해야 하는데 규제 했을 때 따르는 문제점을 검토하여 충격을 완화 할 수 있는 제도적 법률적 뒷받침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모든 것은 사전 예방을 위한 점검과 사후 문제점 최소화를 위한 시뮬레이션이 중요하다. 하물며 국가 정책입안과 시행은 더욱 그렇다.
요즘 학교 교육 중에 환경교육의 비중이 점점 높아가는 추세이다. 바쁜 일정을 쪼개서 세종지역 몇몇 교장선생님들과 간담회를 가져본 결과 모든 교장선생님들께서 생태교육을 겸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희망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감성을 어루만져 줄 그런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교육과정은 지속성을 띄어야 하고 중요한 것은 생애주기별 맞춤 환경 교육이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게 되었다. 이런 뜻을 모아 교육청에 전달하고 내년도 교육과정에 필히 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교육현장의 이런 변화가 앞으로 환경교육이 가지고 올 중요성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그나마 안도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가 마음 편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 지키고 노력하지 않으면 금방 망가지고 오염되어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그것을 지키고 가꾸어 가는 일 우리 모두의 일인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제 계절도 가을을 넘어 겨울로 접어든다. 아름답던 단풍도 빛을 다하고 열심히 피워 냈던 꽃들도 씨앗을 남기며 지고 있다. 남겨진 씨앗 속에는 한여름 지나오며 느꼈을 사연들을 그들만의 언어로 남겨 놓았을 것이다. 거기엔 우리 인간들이 못살게 굴었던 사연도 담겼을지 모른다. 새 봄에 피워낼 꽃잎을 보면 안다. 햇살이 얼마나 모질게 굴었는지, 바람은 또 왜 그리 밉살스러웠는지, 우리 인간은 얼마나 탐욕스럽게 꽃을 괴롭혔는지 그들만의 비밀 대화 속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말 못하는 미물이라고 소홀하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이렇게 있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해야 할 이유,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사랑해야 할 이유를 우리는 정확하게 알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해야 한다. 숲이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
말로만 탄소배출과 기후위기를 이야기하지 말고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원순환을 위한 분리배출도 나 하나쯤 하는 사소한 생각으로 무심하게 넘어가지 말았으면 한다. 모두가 하나 되어 지켜 가야 한다. 모두가 내년을 위한 월동에 드는 시기에 우리는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하자.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 하는 대청호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날 까지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