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소식지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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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8] 노고산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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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01
- 등록일 : 2022-06-10
- 조회수 : 285
노고산성길
『 걸어야 보이는 풍경 』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찬샘마을에 도착을 한다. 아침부터 태양은 이글거리고 바람은 조용히 숲으로 숨었는지 미동도 없다. 잠시 찬샘마을 체험장을 둘러본다.
한동안 제대로 이용하지 않았는지 어지럽혀져 있다. 이런 훌륭한 시설을 놀리고 있다고 아쉬운 생각을 하다가 문득 ‘코로나19’ 때문인가 하는 생각에 몹쓸 유행병이 참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환경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경고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길고 지루한 방역조치에 이제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은 마음 붙일 곳조차 없다. 마음 놓고 가족들을 만날 수도 없고 농촌에 사는 어르신들은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른 아침인데도 마을은 너무나 조용하다. 인기척도 없고 개 짓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도 덩달아 외로움을 느낀다. 체험장 평상에 벌렁 누워 본다. 내 어릴 적 고향 생각이 문득 난다. 인기척에 눈을 뜨니 동행할 지인들이 도착을 하였다. 벗어 놓았던 배낭을 메고 일행을 따라 나선다. 몇 안 되는 일행이라 조촐하여 가족 같은 맘으로 즐거운 걷기가 될 듯하다.
마을 어귀에서 이정표를 찾아보니 많이 낡았다. 그만큼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쇠점고개’ 가는 길로 걷기를 시작했다. 문득 고개 이름이 갖는 의미가 있을 듯하여 알아보았으나 일행 중에는 아는 이가 없다. 낡은 이정표 만큼이나 무더운 날씨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벌써 등엔 땀이 흐른다. 가는 길옆에 나비 한 마리가 꽃을 찾는다. 이름은 ‘사향제비나비‘란다.철책 돌담위에는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걷고 있다. 마치 오늘 내 발걸음처럼 말이다. 숲은 이렇게 소리 없이 생명이 꿈틀 댄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모두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다 보니 쇠점고개로 생각 되는 능선에 다다랐다. 있어야 할 길이 없다 우거진 숲과 쓰러진 나무들로 있어야 할 길이 보이지를 않는다. 한참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앞장선 선배님의 안내로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전진 한다. 그렇게 한참 만에 길 같은 길을 만나고 조금 수월한 발걸음으로 오르기 시작을 한다.
요즘 한창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환경 문제다. 우리가 쉽게 생각 하는 그런 단계의 환경이 아니고 지금 이야기 되고 있는 환경 문제는 좀더 깊게 접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우리 세대를 지나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숲은 우리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아주 중요한 자원이다. 나무 한그루가 8명의 사람이 하루 동안 사용할 산소를 만들어 낸다고 하니 우리가 숲을 가꾸고 사랑해야 할 이유가 충분 한 것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버려진 쓰레기 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 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결코 깨끗한 환경을 보존하고 그 속에서 살수가 없는 것 인데 많은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길을 재촉 한다. 오르는 길은 더위 탓인지 연신 쉬어가길 독촉 한다.
한참을 걸어 작은 계곡으로 내려선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에 안내를 위하여 설치한 이정표가 쓰러져 있었다. 오랜 세월을 무심하게 방치 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부식되어 무너지고 버려졌으니 보는 안타까움은 말로 형언 할 수가 없다. 그 옆으로 눈에 들어오는 돌무더기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근처에 농사를 짓는 밭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돌무더기라니 분명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 듯하여 사진을 남기고 길을 재촉 한다. 이제 본격적인 산성을 향하여 오르는 길이다. ’노고산성‘ 그 역사적인 사실과 역할은 차치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렇게 걸어 본다는 것도 참 중요하게 생각 된다. 그 시절 열강들의 세력다툼에 역할을 다했을 ’노고산성’ 대청호를 중심으로 수없이 흩어져 있는 산성들 중에 하나지만 지리적인 특성과 역할을 생각해 보는 소중한 탐방길이 아닌가 생각 된다. 오르는 길 8부 능선쯤에 ‘노고산성이라는 표지석이 덩그러니 서 있다. 아마도 거기부터가 노고산성 구역이 아닐까 싶어 그리 생각 은 하지만 정작 산성이 있는 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어 처음 찾는 사람들은 그곳이 산성인줄 알고 발걸음을 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성벽이 보인다. 돌로 쌓은 흔적이 조금이지만 남아있어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 반갑기 그지없다. 최근에 다시 복원 한 것이라도 좋았다. 흔적을 더듬어 본다. 그 시절 치열했던 함성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여 잠시 숙연해진다. 산성 정상에 서니 탁 트인 조망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언제 부터인지 정상에는 구조물을 세우고 거기에 종 하나를 달아놓았다. 무슨 뜻인지 알 수는 없지만 조금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설치 한 이유야 분명 있겠지만 말이다. 이런 저런 역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머문다. 아득하게 펼쳐진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가 지켜야 할 지역의 소중함을 알기에 우리도 오늘 이렇게 산을 오르고 대청호 주변을 배회 하는 거다. 나 아니라도 되겠지 하는 마음 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자세가 아닐까 싶다.
요즘 ’탄소배출 2050‘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빠르게 시작하는 지차체도 있고 아직도 개념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갈팡질팡하는 지자체도 있다. 무엇이 우선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막연한 것이 사실 존재 한다. 탄소저감을 위한 정책과 시행방향은 지자체 마다 가지고 있는 지형과 기후 등을 고려해서 거기에 맞는 추진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하게 재생에너지 확대만 주장하는 부분도 있는 듯하여 걱정스럽다. 탄소배출문제는 국가적인 과제인 만큼 체계적이고 실행가능하며 지속적인 효과를 담보 할 수 있어야한다. 권한을 위임 받은 컨트롤타워가 있어서 이러한 지역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를 종합하여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제대로 설계하고 추진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따라서 정확한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 겠다. 지금 각 지역에서 활동 하고 있는 환경 단체들도 보면 환경에 대한 이해도도 다르고 접근 방식도 제각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미래를 위한 환경 운동인지 잘 모를 만큼 어설프고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눈에 보이는 실적위주의 활동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하는 환경 활동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 활동은 그 깊이와 내용적인 부분에서 깊이가 다르기에 정말로 정확한 정보가 전달 되어야하고 실천해야 할 방향이 지속적으로 전달되어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 한다. 지금 부터는 ’찬샘정’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이다. 더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산길에서는 내리막길이 더 어렵고 조심을 해야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찬샘정’이 반갑게 맞아준다. 만들어 진지 꽤 오래 되었는지 주변의 숲이 우거져있어 대청호를 조망 할 수가 없어 아쉽다. 우거진 나무를 정리하여 조망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시민들을 위한 방편이 아닐까 생각 한다. 혹자는 다른 생각 일 수도 있다 우거진 숲을 왜 자르느냐고, 그러나 한편 생각 하면 사람심리가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답답하면 잘 보이는 곳으로 찾아가려는 습성이 있어 찬샘정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또 만들 것이다. 그것보다는 조망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 하는 거다. 이 부분은 완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 이니 그리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한참을 찬샘정에서 쉬었다 바람도 좋고 날씨도 좋고 조촐하게 걷는 길도 좋은 날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임도를 걸어 찬샘 마을로 향하는 길을 재촉 한다.
길은 참 아름답다. 거기다 생각이 같고 같은 목적으로 함께 하는 동료들이 길동무가 되어주니 더욱 좋다. 하루의 일정이 마무리 되고 있다. 찬샘정에서 찬샘마을로 가는 길은 포장된 길이라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께를 펴고 가슴 깊이 맑은 공기를 들여 마신다. 정신이 맑아지고 기운이 충만해 진다. 하루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우리는 말을 참 쉽게 한다. 그리고는 금방 잊는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어떻게든 자기 합리화 하며 가까이 하려 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무관심을 넘어 비방과 모함을 하기도 한다. 오늘 돌아 본 길도 처음에는 어떤 목적으로 잘 만들고 다듬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어떤 모습인가? 길은 없어지고 이정표는 지워지고 빛이 바래서 알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지워 지고 있는 것이다. 왜 지속적이지 못한 것일까? 많은 의문과 안타까움을 가슴에 새긴 하루였다 생각 된다. 지구 어느 한쪽 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삶이 힘들어 신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지금 당장 그런 아픔 없다고 이렇게 무심해도 되는 건가? 학생들에게 물 환경 교육을 하면서 물의 소중함과 깨끗하게 해야 할 이유를 수 없이 이야기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속으로는 많이 부끄러웠었다. 교실을 떠나 잠시만 나가도 버려진 쓰레기와 버리는 사람을 수시로 만나게 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 하고 내가 이야기한 환경 문제를 얼마나 심각 하게 생각 하고 있을지 또 지켜 가려고 노력을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지속해야 할 환경 교육이다. 지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스스로 약속을 한다.
드디어 찬샘마을에 도착을 했다. 참 아름답고 예쁜 마을 이름이다. ‘찬샘마을’
예전에는 냉천골 이라고 부르던 것을 최근 들어 찬샘마을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쁜 이름만큼 아름답게 가꾸어 가기를 바래본다.
오늘 함께 걸어준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 전한다. 다음에 또 걸어볼 날을 기다리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