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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5] 흥진마을 갈대, 억새 힐링 숲길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2-06-02
  • 조회수 : 335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5]
흥진마을 갈대, 억새 힐링 숲길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들…


 봄비가 내리는 날 오랜만에 오백리길을 걸어 본다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봄비 치고는 제법 많이 내린다. 3.1절이기도 한 오늘 비 오는 모습을 보니 그 마음을 아는 듯도 하고 조금 착잡한 마음이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 19로 인한 힘겨운 날들이 빨리 종식 되어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활기찬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인지 오늘의 오백리길 탐방은 환경 지킴이로서 더욱 깊은 자성과 책망을 내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오늘 코스는 흥진 마을을 끼고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로 정했다. 비도 오고 무리하지 않고 돌아보며 봄을 맞이하는 대청호변의 모습이 어떠한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려고 한다. 출발지점인 신상교에 도착을 하였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져서 차창 밖이 보이질 않는다. 잠시 기다려서 하나 둘 도착한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이 참 반갑다. 우산을 쓰고 출발을 한다. 카페 앞에서 지난번과 반대로 가는길을 택했다. 오랜만의 걷기라 그런지 연신 웃음꽃이 피어난다. 반가움의 표시가 아닌가 싶다.



 

 가까운 친구와도 사랑하는 가족과도 만날 수 없는 스스로 혼자가 되어야 하는 안타까운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는 환경이 만들어 낸 질병이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얻어낸 반대급부라는 것이다. 즐겁게 찾아간 자연 속에서 버리고 망가트리고 인간이 욕심을 부려 대었으니 자연인들 참을 수 있었을까? 마구 버려지는 쓰레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더럽게 자연을 망가트리면서 자기들이 먹는 물은 깨끗한 것을 찾고 오염물질을 몰래 땅에 묻거나 불법 소각을 하면서 자기들은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고 한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생각이고 자기만 생각 하는 옹졸함인가?



 

빗속을 걷는 내내 마음이 착잡하다. 얼른 코로나가 종식 되어 일상으로 돌아 가기를 바랄뿐이다. 토끼봉 앞으로 지난다. 지난 탐방 때는 지대가 낮아 물이 고이기 쉬운 곳이었는데 작은 자갈을 깔아 걷기가 편하다. 이제 제대로 대청호를 끼고 걷는 길이다. 봄이 가까이 왔는지 파릇하게 잎을 틔우는 나무들이 반갑기만 하다. 조팝나무도 하얀 꽃을 피우려는지 잔뜩 꽃망울을 머금었다 한동안 찾는 이가 없어 뜸했을 곳인데도 정겨운 것은 내가 이곳에 그만큼 정을 많이 주고 있음일지도 모른다.

 무성한 잎이 떨어진 숲 사이로 혹은 호수 물가로 버려진 양심들이 눈에 뜨인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쓰레기들이 또 마음을 심란 하게 한다. 올해부터 우리 대청호 해설사회원들은 테마별로 소모임을 만들어 수시로 이곳 대청호를 찾기로 했다. 그때마다 조금씩이지만 쓰레기 수거를 하기로 하였고 그렇게라도 우리의 먹는 물 대청호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다.



 

 잠시 비 가림 휴게소에 앉아 준비해 온 커피를 나누어 마시며 토론을 이어 간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해 가기로 서로 다짐을 한다. 우리는 대청호 “클린 하이커스”가 되기로 하고 그렇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그런 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겠는가? 이렇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 한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억새 숲에 다다랐다. 길 양쪽으로 가지런히 예쁘게 자란 억새를 보니 오늘의 빗길이 힘든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억새 마다 방울방울 매달린 물방울이 더욱 영롱하게 반짝인다. 이런 모습이 좋았는지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도 잠시 쉬고 있는 듯하다. 함께 걷는 김재식 팀장께서 이곳 억새는 그냥 억새가 아니라 물억새라고 다시 알려 준다. 그런 설명을 듣고 다시 살펴보니 키도 크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는 선비의 모습처럼 물억새의 모습이 달리 보인다. 



 흥진마을에 도착을 하였다. 앞쪽으로는 넓은 물억새가 장관이고 그 앞으로는 물이 드나들며 만든 예쁜 그림들이 수없이 펼쳐진 곳 정말로 그림 같은 동네가 흥진 마을이다. 잠시 돌아보니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생김새로 보아 분명 카페가 틀림없다 그 옆으로는 유리온실도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여기는 분명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건축하가도 쉽지 않을 터인데 어찌 저런 건물이 들어서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런 아쉬운 마음을 안고 한참을 이야기를 나눈다. 그 이야기의 중심은 이곳의 중요성을 알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켜가야 할지를 생각하고 마음에 담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청소년들과 대청호 환경 활동을 하게 되면 이곳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억새를 중심으로 그 생태계를 이야기하고 주변 생태환경을 돌아 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토론하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이 자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 하는지도 알아보고 싶다. 우리는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이런 곳에 와서 쉬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런 시간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자연의 참모습을 보고 느끼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점만 알게 해 주는 거다. 눈감고 바람소리도 들어 보고 물억새가 흔들리며 내는 소리도 들어 보고 바람이 지나며 어떤 느낌을 주는지도 체험해 보게 하고 새소리 물소리도 들어 보고 맑은 공기를 가슴깊이 들여 마셔도 보고, 그렇게 얻어진 자연체험이 말로 설명하는 어떤 것보다도 더 마음깊이 남으리라 생각 한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곳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하면 싫다고 거부 할 사람 누가 있을까? 미래를 생각 하는 환경 교육이 왜 필요한지 이제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체험하고 있고 앞으로는 또 어떤 것들이 우리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핍박 할지 모른다. 작은 힘이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을 위하여 “클린 하이커스”가 되자. 그리하여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갈 때는 가볍게 올 때는 무겁게 손에 손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보자 언젠가는 깨끗해진다는 신념으로, 이번 빗길 흥진마을 탐방을 이렇게 마무리를 짓는다.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많은 것을 생각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빗길 탐방 이었다. 적은 인원이지만 하나로 마음을 모아주시는 우리 회원님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함께 동행해 주어 감사하단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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