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소식지 글모음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4] 거대한 물그릇, 아름대운 대청호의가치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2-05-31
  • 조회수 : 402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4]
거대한 물그릇, 아름대운 대청호의가치


김종헌 6기 대청호해설사




#1


 대청댐은 사회적 합의도 모른채 1975년 첫삽을 뜨고 1980년 완공되어 현재 마흔살이 되었습니다. 다목적댐인만큼 본댐에 보조댐까지 건설되었 는데, 최근 비상여수로까지 만들어지고 캠핑장 이 들어서기도 하여 아이러니한 모습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캠핑문화가 대세인 요즘, 캠핑족의 방문은 끊 임없습니다. 여가를 건강하게 즐기는 캠핑, 언젠 가 우리 가족들, 대청호가족들 한자리에 모여 모 닥불 피우고 고구마 구워먹는 소소한 행복을 상 상해봅니다. 다만, 아름다운 캠핑 전후의 처리까 지 아름답기를 소망합니다.

캠핑장이 만들어진다는 건, 그 내부적으로 하 수처리가 아주 잘 되어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고, 땅위 사람들의 건강한 문화는 보장되면 좋겠습니 다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낚시문화와 비교해봐도 아직은 아름답기만 한 레저는 아닌게 확실해집니다. 일부 낚시객이 지 나간 후의 자리는 어김없이 소각재로 뒤덮혀 있 습니다. 그날 잡은 물고기만 가져가고 그날 배출 한 나의 모든 쓰레기는 두고 가거나 태우고 가니 말입니다. 

공중화장실 문앞에 새겨진 문구가 씁쓸히 생 각납니다. ‘당신의 머문 자리도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2


 어느 상쾌한 새벽녘, 4구간(대전시 동구 주산 동 287) 소재 황새바위 전망대를 찾았더니 대청 호반을 붉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일출 을 운좋게 만났습니다. 붉은 비단물결속에 조각 배를 타고 노를 젓는 어부의 모습이 한가롭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우리의 노년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명상의 시간이 되었고, 이어 명상공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대청호오백리길이 사람들에게 저마다 스토리를 만들어줍니다. 


#3



 대청호에 가면 명상정원이 있습니다. 오백리 길 4구간 풍경소리길(대전시 동구 추동 680) 슬픈연가 촬영지 주변을 시민명상공원으로 조성한 곳. 대청호의 수려한 풍광을 명상하듯 즐길 수 있 도록 항아리, 한옥담장길, 나무쉼터 등을 설계한 구간이 멋드러짐 그 자체입니다. 공원 주변은 슬 픈연가와 더불어 트루픽션, 7년의밤, 창궐 등 여 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한 명소로 잘 알려져 있어 내방객들도 많습니다. 명상공원 명칭때 문인지 큰 소리가 나지 않는 곳으로, 내방객들의 에티켓이 돋보입니다. 최근 마스크가 쓰레기가 되어 나뒹구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으 나 곧바로 공공근로팀의 수거활동 등 주변이 깨 끗해지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행정에서도 관광명 소는 특히 신경써서 관리한다는 사실을 배웠습 니다. 좀더 많은 일자리창출과 좀더 효과적인 관 리체계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4


 4구간 미륵원 관동묘려 들어가는 길목에 수 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집들이 여러채 있습니다. 대청호 가장 가까이에 제법 큰 규모의 식당가가 들어서는 것에 환경공부하는 대청호해설사들은 궁금증이 많아집니다. ‘하수처리시설은 아주 잘 되어있겠지’ ‘행정담당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 어질테지’ 의견을 나누면서 믿음을 갖고, 매의 눈과 따뜻한 가슴을 잊지 않으며 주변을 걷습니 다. 마산동 일대의 대청호는 그곳 자체가 수채화입니다. 눈이 오면 그곳 자체가 수묵화입니다.  바람이 불면 그 자체로 가을남자 가을여자를 만들어줍니다. 



이토록 풍경이 수려한 곳에 야생거위가 여러 마리가 서식하더니 곳곳을 오고가는 트레킹족 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꼬 물꼬물 앙증맞은 새끼 6마리가 부화하여 어미 를 졸졸 뒤따르는 풍경을 목격하곤 합니다. 오리 가족과 거위가족들이 함께 노닐때 더 행복해보 인 것은 비단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었음을~. 모 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우 리의 카메라에 듬뿍 담겨지니 더불어 행복하더이다.


#5

김옥균과 명월이의 사랑이야기가 숨겨진 곳, 청풍정입니다. 대청호 상류지역인 옥천군 군북 면 석호리 진걸마을 진입구간에 위치한 청풍정은 1790년경 참봉 김정경이 지은 정자로 1993년 옥천군에서 복원하였습니다.


조선말기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이 정변이 실패로 돌아가자 청풍정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곳으로, 물이 굽이쳐 흐르는 절벽 위에 정자 하 나, 청풍정에는 김옥균과 기생 명월이의 사랑이 야기가 남아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중략하 고, 기생 명월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전 짧은 글을 남겼는데 ‘김옥균과 함께 소일하고 있던 세 월이 일생에 영화를 누린 것 같이 행복했지만, 선 생이 품은 큰 뜻에 누를 끼칠까봐 몹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랍니다.


비통해하던 김옥 균이 청풍정 아래 바위 절벽에 ‘명월암’이라는 글 자 하나 크게 새겼다는 옛날옛적이야기~. 대청 호 곳곳에는 가족이야기, 사랑이야기, 전쟁이야 기가 넘쳐납니다. 대청호해설사들의 긴 여정이 어느날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책자 모음집을 엮 을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6


 청풍정 명월암에 기생하는 좀바위솔(애기바 위솔). ‘작은 바위솔’ 또는 애기 바위솔이라 불립 니다.
바위솔은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반면 좀바위솔은 바람이 잘 통하며 온도가 비교적 낮은 곳 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9~10월에 홍자색 꽃이 줄기를 따라 위로 올 라가며 촘촘히 달려 피는데 작은 꽃줄기는 약 0.3㎝, 꽃받침 조각은 5개,  꽃잎은 5개로 긴 타 원형이고, 수술은 10개로 꽃잎과 길이가 같습니 다. 10~11월경에 긴 타원형 열매가 달리는데 우 리해설사들이 귀한 시간, 귀한 생명을 귀하게 구 경하는 행운을 함께 얻었습니다.


#7

옥천군 석탄리마을은 금강변이 넓게 마을을 감싸고 있기로 유명합니다. 얼마전까지 한겨울 에 빙어축제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을만큼 귀 농귀촌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마을끝자락 어디쯤에 물위에서 레저활동이 가능해졌다고 해서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조용 해서 의아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대청호가 450만여명의 식수이다 보니, 녹조와 쓰레기문 제가 매우 심각한 지경인 상황에서 식수에서 물 놀이가 합법화하는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평의 물놀이와 는 다른 가치를 가졌기 때문일겁니다.

마을길따라 금강트레킹을 하던 중 곳곳에 가 시박을 확인했습니다. 보고싶지 않은데 무작정 가시박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많아도 무진장 많이 퍼뜨리고 있습니다. 가시박과 같은 외래식 물종이 우리 토종의 생태계를 마구 잡아먹고 있 습니다. 큰 문제입니다.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요? 마냥 주민들더러 6~7월중 없애달라면 그것 이 해결책일까요? 전반적인 전수조사와 그 결과 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정책이 필요합니다. 말뿐 인 정책이 아니라 없앨 것은 없애고 잘 관리해서 우리 생물종이 다양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 면 좋겠습니다. 금강~대청호변, 마을도랑변까지 침투한 가시박과 같은 외래식물, 함께 조사하러 갑시다. 조사된 곳도 있던데 그런 곳부터 서둘러 관리되기를 희망합니다.



#8



 옥천군 석호리 석결마을은 금강상류에서 대청 댐까지 온갖 쓰레기가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산 과 산을 이어 물속에 3m가량의 그물망(차단펜스)이 설치된 마을로 유명합니다. 

해마다 장마철부터 11월까지 온갖 대량 쓰레 기가 차단펜스주변에 모여들고, 대형 장비를 이 용해 쓰레기섬을 만들어 집하장으로 걷어올리면 주민들이 팔을 걷어부쳐가며 분리수거작업을 통 해 쓰레기분리수거장의 모습을 갖춥니다. 올해에는 긴 장마와 태풍으로 쓰레기수거량이 기존의 4배를 넘어셨다고 합니다. 대부분 초목류 인데 이는 톱밥 및 퇴비원료로 활용되고, 생활쓰 레기는 재활용 또는 소각매립한다고 합니다. 이 와 같은 쓰레기를 처리하는데만 21억원 들어갔다 고 하니, 우리의 삶에 쓰레기는 되도록 적게 배출 하는 것이 상생하는 길이 아닌가 고민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