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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3] 5구간 백골산성 낭만길 『안전한 걷기 길 확보 및 시설물 유지 관리가 아쉽다』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2-05-27
  • 조회수 : 369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3]
5구간 백골산성 낭만길 『안전한 걷기 길 확보 및 시설물 유지 관리가 아쉽다』


 제법 더위가 느껴지는 날 5구간 걷기에 도전 한다. 5구간 이름은 “백골산성 낭만길” 이라고 한다. 5구간 은 대전을 지나는 경부 고속도로 폐구간인 신상동의 신상교에서 부터 시작한다. 걷는 길 중에 여기가 또 백미라 할 수 있는 길이다.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호수를 끼고 걷다 보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은 이미 사 라지고 없다. 이것이 걷기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 걷는 5구간은 두 번에 나누어 걷기로 한다. 날씨가 무더운 탓이다. 신상교 앞으로 접어든 길이 사뭇 아늑하고 편안하다. 시간이 지난 다음 어느 날 조용히 다시 찾아도 좋을 그런 길을 마냥 즐거운 기분으로 걷는다. 멀리 물빛은 호반의 멋진 풍경을 물속에 가두고 있고 간간히 부는 바람은 그 위 를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듯 살랑 거린다. 길가로 멋지게 자란 갈대가 시야를 가로 막는다. 가끔 나타나는 물웅덩이가 발걸음을 잡지만 그래도 걷는 길은 사뭇 즐겁다. 길 저 편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은근한 기대감도 마음을 즐겁게 한다. 

 오른쪽에 작은 흥진 마을도 예쁘게 자리하고 있어 그야말로 호젓한 풍경이 더 없이 아름답다. 지난번까지 걸었던 오백리길은 좋으면서도 아쉬운 점이 곳 곳에 있었는데 이번 5구간은 또 어떨지 궁금해진다. 

 백골산성 낭만길은 신상교에서 부터 방아실 입구까지 약 13km 이고 시간 은 6시간 정도 소요된다. 편안한 호수 길을 따라 걷는데 여기서도 눈살을 찌 푸리게 하는 쓰레기 들이 간간히 눈에 뜨인다 특히 가지고 온 음료수를 마시 고 빈 캔을 벤치에 그냥 두고 간 심사는 무엇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요즘 어 디를 가든 이런 버려진 쓰레기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어려서부터 철저 한 교육을 통하여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부 족한 환경보호는 앞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마음속 으로 다짐을 한다. 호수에 잠긴 반영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사진도 찍고 그 풍 경을 보며 감상에 젖어 본다. 걷다 보니 어느새 백골 산성 입구에 도착을 했다. 지나는 길에 먼 발치로 보였던 김정선생의 묘와 재실이 눈에 들어 왔지만 다 음기회에 들러 묘와 재실을 다시 보기로 한다. 충암 김정선생은 조선 중종 때 형조판서겸 예문관제학을 지내셨다고 한다. 대청호를 끼고 이렇게 이름난 옛 선조들의 흔적이 많이 있다. 언젠가는 하나하나 돌아봐야 겠다는 욕심을 부려 보며 백골 산성을 오른다. 사실 얼마 전 우연히 이곳으로 드라이브를 왔다가 참 멋진 벚꽃길이라 생각을 하였던 곳이 바로 여기라는 것을 알았다. 이야기 를 들으니 이곳 벚꽃길이 대전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한창 벚꽃이 필 때 면 여기서 축제 같은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고 한다. 길 양쪽에 늘어선 벚꽃 가 로수를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단 생각을 한다. 근처에 만들어 놓은 넓은 주차장 이 찾는 사람들의 편리성을 생각했다면 잘했다 칭찬해 주고 싶은데 아쉬운 점

은 호수 주변의 생태계를 고려 한 것인지 묻고 싶다.


 사람을 위하여 늘 자리를 내어주는 자연은 무 슨 죄가 있는 것일까? 자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심 호흡을 한다. 백골 산성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왠지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게만 느껴지고 걱정이 앞장을 선다. 한때는 국내 안가본 산이 없을 만큼 산행을 즐겼었는데 말이다. 무엇이든 꾸준해야 한 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숲속엔 바람도 없다. 아 마도 대청호에 놀러 라도 간 모양이다. 

문득 이곳 이름이 왜 백골 산성일까 하는 생각 이 든다.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흡족한 답을 얻 을 수 없다. 다만 동행하시는 김재식 해설사님께 서 전해주시는 이야기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한 참을 오르다 보니 일행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 고 없다. 날씨는 덥고 땀은 비 오듯 하고 발걸음은 천근만근이고 갈 길은 멀고 이런 남감한 일이 있나 싶을 즈음 눈에 들어온 벤치 하나가 눈에 들어 온다. 쉬어 갈까 했지만 자꾸 쉬면 더 힘들어 질 듯 하여 그냥 패스한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백골 산성 정상이 힘들었던 오름의 시간을 잊게 해 준 다. 인증샷으로 흔적을 남기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여기서 잠시 백골 산성을 소개 한다. 북서쪽으로 보이는 곳에 마산동산성이 있다. 백골 산성은 둘 레 약 400m의 퇴뫼식 산성이며 지금은 완전히 무 너져 내려 산성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다. 예전에 는 이곳이 아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오늘 이 구간은 두 번에 나누어 걷는다. 그 두 번 째는 방아실 입구에서 절골 승강장까지 걸어볼 계 획이다. 방아실 앞에 차를 세우고 오늘 일정을 협 의 한 뒤에 인증샷을 남기고 출발을 한다. 거기서 눈에 뜨이는 이정표 하나가 있다. 고해산(苦海山) 이라 표시한 부분에 의견이 분분하다.


원래는 약해산(若海山)이었는데 한자 표기상 잘못되었다는 의견도 있고 해서 동행한 송미영해설사님의 도움으로 관련 기관에 알아본 결과 두 개의 명칭으로 쓰이 고 있기는 한데 그 이유는 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의문 나 는 것들을 함께 찾아보고 연구해 가는 즐거움 또한 오백리길 걷기의 숨은 매 력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걷기는 진행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이 특 징이다.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될 즈음 백골산성 이정표가 쓰러져 있다. 나무로 만든 이정표라 지지대가 썩어서 넘어졌을 것이라 추측을 하지만 바로 보수하 지 않은 점이 아쉽다. 유지 보수하고 관리 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 한다.




 한동안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조심스레 걷는다. 차도와 인도가 없는 시골 길이다. 과속으로 지나는 차들이 엄청 위험하게 느껴진다. 커브 길에서는 마주 오는 차가 보이지를 않아 더욱 조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주변 풍경을 마음 놓고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다. 오백리길 걷기의 맛은 느리게 걸으며 주변풍 경을 감상하고 곳곳에 흩어진 문화 유적과 역사를 이야기 하는 즐거움이 있는 데 여기서는 그런 멋이 좀체 살아나질 않는다. 어차피 걷기 길이라면 도로 옆 으로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면 좋 겠다는 생각을 한다. 테크길도 좋고 자갈길도 좋 으니 안전하고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속 히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호반을 따라 걷 는 길이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공부하며 걷기 좋은 곳이기에 더욱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방축골 꽃님이네 라는 레스토랑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하여 야트막한 산을 넘는다. 마침 그곳에 모니터링 나와 계신 송석봉 선생님은 만난다.



함께 대청호 환경을 위하여 노 력한다는 반가움에 안부 인사와 사진을 찍고 수고 하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발길을 재촉 한다. 그렇 게 방축골로 접어든다. 그곳에는 대전지역 상수도 사업본부 수질관리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거기서 잠시 수질관리소가 하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 눈다. 물의 중요성과 그래서 지켜야 할 이유와 이 곳 수질관리소가 하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 고 절골 마을로 접어든다. 안내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우리마을 도랑살리기 운동” 입간판이다. 그 옆에 비치된 소화기 보관함을 살펴보니 먼지가 가 득하다. 언제 충전해 놓은 건지, 작동은 잘되는 건 지 의문이 든다. 막상 위급상황일 때 제 역할을 못 한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재촉 한 다. 우리는 어떤 것을 만들고 보기 좋게 하는 것엔 참 익숙하다 그러나 그것을 제때 관리하고 유지하 는 것엔 참 인색하다. 누군가 해 주기를 바라고 내 일이 아니라고 방치하기 일 수다. 방축골에 있는 그 유명한 “꽃님이네”는 어쩐 일인지 황량한 폐허 로 변했다. 그냥 그렇게 방치하는 것이 안타깝지 만 사유 재산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조속히 정상 화 되어 예전처럼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휴 식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래쪽으로는 몇몇 카페 와 식당들이 성업 중인데 거기서 발생하는 생활하 수와 오수 들은 잘 처리 되는지 늘 지켜보고 관리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수질관리소가 바로 옆에 있 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어느덧 오늘 걷는 길이 끝을 보인다. 좋은 사람 들과 좋은 이야기 나누며 함께 걷는 길은 일상에 지친 삶속에서 큰 역할을 한다. 거기서 누리는 즐 거움이 행복이고 기쁨인 것이다. 마음이 젊어야 몸 도 젊다고 한다.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우리는 참 행 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걷기를 마치고 나누 는 점심과 커피 한잔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 속에서 더 깊어지는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은 우 리들의 일상에서 큰 보람이 될 것이고 행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작은 일에 서로 반목하고 서로 의 잘남으로 키 재기를 한다면 그것이 즐거울 수 있을까? 그냥 묵묵히 바라보고 눈으로 보내주는 따스한 마음이야 말로 우리가 즐겨야 할 덕목이지 싶다. 이렇게 걸으며 자연에게 보내주었던 따스한 눈길과 마음처럼 말이다. 오늘도 함께 걸으며 서 로 힘이 되는 이야기로 즐거움을 주었던 해설사님 들에게 고마운 마음남기며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