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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자궁’··· 천주교인들의 안식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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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11-05
- 조회수 : 360
철종, 고종 연간에 만든 동여도를 보면 뜬봉샘 일대가 금강지원(錦江之原)이라고 적혀있다. 금강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뜻이다.
물은 생명의 시작이요, 근원이다. 물이 시작되는 곳. 그곳이 ‘장수’다. 뜬봉샘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에는 수분령(水分嶺)이라는 고개가 나온다. 말 그대로 물이 분기를 이루는 고갯길이다. 물이 어디로 갈라지냐에 따라 금강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섬진강으로 합류하기도 한다.
▲ 금강천리 비단물길의 시작 '뜬봉샘'
뜬봉샘은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 9부 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해발 790m의 고원에 있지만 어떤 가뭄에도 물길이 마르지 않는다.
이 샘에는 이성계의 건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기 위해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를 했으나 아무런 계시도 받지 못하고, 이곳 신무산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는 마지막 날에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피어오르며 그 무지개를 타고 봉황새가 너울너울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봉황이 올라간 곳을 찾아가보니 작은 옹달샘이 있었고, 봉황(鳳)이 떴다고 하여 후로 뜬봉샘이라고 이름지었다고 전해져 온다. 뜬봉샘은 금남호남정맥길 등산로가 연결되며 백두대간 마실길 탐방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금강 첫물 뜬봉샘
물뿌랭이 마을 뒷산 기슭
봉황이 큰 꿈 품고 날아 간 자리
풀숲에 가려진 조그마한 옹달샘
조선 개국의 설화를 싣고
산골짜기 물뿌랭이 마을 지나
크고 작은 강 줄기들과 어울려 만나
굽이굽이 천리길을 흘러간다.
승천하는 용의 모습 닮은 용담호에 들러
지친 다리 잠시 주무르고
대청호 큰물 허리감고 휘어 돌며
철새들과 전라 충청 세상 얘기 나누자.
흐르는 물줄기 비단같이 고운 금강아
계백장군 오천결사대의 충절
백마강 낙화암 백제 여인들의 넋도 담아
공주 부여 거쳐 군산에서 황해로 흘러가자.
- 엄정규 < 뜬봉샘 >
뜬봉샘 생태공원은 장수군이 지난 2011년 문화공원으로 지정한 곳으로, 금강사랑 물체험관과 물의광장, 생태연못, 미로원, 물레방아, 생태탐방로 등을 갖추고 있다.
방문자센터역할을 하는 금강사랑 물체험관은 장수군의 천연기념물 보호치료소로도 지정돼 있다. 뜬봉샘 일대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는데, 그 중 멸종위기 동물이나 부상을 당해 치료가 필요한 야생동물들을 치료하고 보호하고 있다.
▲ 물의 운명이 나뉘어지는 곳 '수분령'
장수읍에서 남원 방향 19번 도로로 약 8㎞ 정도 가면 소백산맥에서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인다. 이 줄기를 수분재(水分峙)라고 부르며, 재 옆에 위치한 작은 마을을 수분마을 또는 물뿌랭이 마을이라고 부른다.
예전엔 수분재의 중앙에 외딴집이 한 채가 있어 비가 오면 몸채의 용마루를 경계로 남쪽으로 떨어지는 지붕 물은 섬진강으로 흐르고, 북쪽으로 떨어지는 지붕 물은 금강으로 흘렀다고 한다.
수분마을 밑에는 장수읍과 번암면 경계지점인 해발 600m의 수분령(水分嶺)이 있는데 여기에서 섬진강과 금강, 두 강줄기로 나눠진다.
해발 539m의 수분령은 예부터 주변 고장이나 한양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갯길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주변은 주막이 많이 형성되어 있어 이 길목을 지나는 길손들의 애환이 서린 휴식처가 되곤 했다.
이 수분령 주막 터는 계속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1990년대 들어 헐렸다. 그리고 1996년 그 자리에 가든과 주유소가 들어앉아 수분령 휴게소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 수분공소
뜬봉샘 생태공원의 배후마을인 수분마을은 1만 명 가까운 순교자를 낸 1865년 병인박해 때 피신한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들어 살기 시작한 교우촌이다.
공동우물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취락지가 형성됐으며, 신앙의 중심인 장수천주교회 수분공소는 2005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189호로 지정돼 있다.
1913년에 지어져 1921년 전면 개축한 공소는 전면 6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 양식으로 기둥과 벽, 마룻바닥, 제대 등이 원래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종교적 가치가 높다.
수분공소 내부에는 고해성사를 하던 고해소와 사제가 옷을 갈아입던 제의방까지, 성당 고유의 공간이 잘 남아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은 미사가 집전되는 현역 공소다.
이곳 수분공소는 성지순례를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다. 뜬봉샘으로 이어지는 원수분마을은 지난 2005년 환경부가 생태우수마을로 지정했으며, 물뿌랭이 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민들의 자부심이 강하고 주민 협의체가 잘 조직돼 뜬봉샘 기원제, 자연보호 활동, 탐방로 가꾸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전라일보 / 2021.11.04기사 / 최병호 기자
http://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64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