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in Media
-
해마다 녹조 반복…대청호 추소수역 유독 심한 이유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0-12
- 조회수 : 972
▶ 해마다 녹조 반복…대청호 추소수역 유독 심한 이유
- 유입량 많고 유속 느린 소옥천, 하수 처리장 위치…대청호 녹조 '진앙'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는 대청호 녹조의 진원지로 불리는 곳이다. 해마다 초여름이면 호수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국은 이곳서 시작된 녹조가 대전과 청주시민의 취수탑이 있는 추동(대전 동구)이나 문의(청원) 수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녹조는 육상의 영양염류가 빗물 등에 씻겨 유입된 상태에서 일사량이 늘고 수온이 상승하면 발생하기 쉽다.
다행히 지난해와 올해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녹조 발생도 주춤한 상태다.
대청호에는 1997년부터 추동·문의·회남수역(보은) 3곳에서 조류 예보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주의보'나 '경보' 발령이 없었던 해가 1999년과 지난해 단 2차례일 정도로 녹조가 연례화 됐다. 올해는 지난달 29일 회남수역에 '주의보'가 발령돼 당국을 긴장시켰지만 2주만에 수그러들었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영양염류 유입이 줄어든 게 녹조를 맥 못 추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원지로 낙인 찍힌 추동수역 만큼은 예외다.
지난 17일 이곳의 클로로필-a는 37.6㎎/㎥, 남조류 세포수는 3천330개로 조사됐다. 이미 '주의보'(클로로필-a 15㎎/㎥, 남조류 500개/㎖)를 넘어 '경보'(클로로필-a 25㎎/㎥, 남조류 5천개/㎖) 기준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 수역이 녹조에 취약한 것은 금강지류인 소옥천이 유입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옥천과 금산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진 소옥천은 대청호로 연결된 하천 가운데 금강 다음으로 수량이 많다.
더군다나 대청호 부근은 하천이 구불구불하고 유속이 느려져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등 녹조가 발생할 조건을 두루 갖췄다. 전문가들은 이 하천을 통해 흘러든 영양염류가 오랜 시간 추소수역에 머물면서 녹조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옥천읍 내 생활하수를 정화해 내보내는 옥천하수처리장이 인근에 자리 잡은 점도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옥천하수처리장은 하루 1만3천∼1만6천t의 생활하수를 정화해 대청호로 흘려보낸다. 2011년 질소(N)·인(P) 등을 잡아내는 고도화 시설까지 갖췄지만, 완벽하게 정화된 청정수를 배출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금강물환경연구소의 이재정 박사는 "추소수역은 소옥천과 옥천하수처리장의 배출수가 모아진 뒤 상당시간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는 곳"이라며 "대청호 조류의 진앙이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청댐관리단은 추소수역의 녹조를 억제하기 위해 소옥천이 유입되는 지점에 물순환 장치(수차)를 설치했고, 최근에는 녹조를 응집시켜 걷어내는 조류 제거 선박도 배치했다.
또 환경단체 등과 손잡고 수질 오염원인 쓰레기 수거작업도 주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대청댐관리단 관계자는 "비 올 때마다 호수로 밀려드는 쓰레기도 수질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며 "낚시꾼이나 행락객들은 쓰레기를 되가져가고, 주택가와 하천변 불법투기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2015-08-23 박병기 기자 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