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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1] 1구간 두메마을 오래된 데크길 안전진단 필요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1-07-20
  • 조회수 : 471

[대청호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1]

1구간 두메마을 오래된 데크길 안전진단 필요


글: 여규용 6기 해설사




화사한 햇살이 봄을 가져다가 대청호 언저리에 뿌려 놓았다. 계절은 어김없이 약속을 지킨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품을 파고들지만 이내 그 바람도 가쁜 숨을 내 쉬며 나를 따른다. 오늘 걷는 길은 오백리 길 중에서 1구간에 속한 삼정동에서 부터 이현동 까지 약 5km의 대청호반을 따라 걷는 구간이다. 함께 동행해주시는 해설사님들과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길을 나선다. 차를 타고 오며가며 눈으로만 둘러보 았던 길을 오늘 걷는다는 잔잔한 흥분이 나를 들뜨게 한다.

오늘 걷게 되는 길이 대청호를 끼고 걷는 최고의 길이기도 하고 중간 중간 만들어 놓은 생태공원과 호 반을 따라 걷기 좋게 만들어진 데크길이 아주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호수를 건너온 바람이 시원하게 반 갑게 맞아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걸음 마다 나누는 이야기가 정겹다. 지금 대청호는 만수위에 가까 운 저수량을 보여주고 있다. 걷는 길 바로 옆에서 바람과 함께 노는 물결이 아름답기만 하다. 아마도 많 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물이 소중하고 그 소중한 물을 바로 옆에 품고 사 는 것에 행복하고 고맙게 생각 하였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혼자 생각을 해 본다. 만수위가 가까 우니 물가로 떠도는 쓰레기들도 가끔 보이고 쓰러진 나무며 흘러드는 도랑물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가끔 눈에 뜨인다.

아름다운 대청호 둘레길을 걸으며 잘 만들어진 데크길과 마을을 둘러보며 과연 아름답기만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설치하는 데에는 무척 익숙하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고 관리 할 것인지는 생각이 짧은 듯하다. 오늘 돌아보는 이 길도 역시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 각된다. 삼정동 출발지에서 본 마을 유래비의 소 홀한 관리가 출발할 때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한 다. 이렇게 돈 들여 설치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 을 바엔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삼정동 입 구 이정표 옆에 마을 유래비가 함께 있다면 참 보 기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필요에 의해서 노력과 돈을 들여 만들었다면 그것을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오늘 걷는 길은 대청호 오백리길 중에 1구간 두 메마을 길이다. 그중에 2코스인 삼정동 입구에서 부 터 이현동 까지 이어지는 호반을 따라 걷는 길이다.
때론 아스팔트길을 걷기도 하고 곧 이어지는 데크길을 걷기도 하며 이현동까지 간다. 지나는 길에 몇 개의 마을이 있다 먼저 만나는 덕골이 있 고 갈전동 마을이 있고 이현동 마을이 있다. 대청 호를 끼고 있는 마을들이라 고즈넉하고 조용하게 생각 되는 시골 마을 들이다. 너무나 조용하여 그 냥 지나치기 쉬운 것이 단점이 이라면 단점이겠 다. 군데군데 끊어진 데크길이 있고 오래되어 망 가진 곳들이 눈에 뜨인다. 구간 별로 데크길 관리 를 마을에 맞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 차피 별도 관리하는 곳을 통하여 할 것이라면 마 을에 그 관리를 넘겨주어 활기찬 마을로 만들고 자기마을을 소중하게 가꾸고 홍보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하는 것도 마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크길을 가꾸면서 그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들도 함께 치우도록 한다면 더 깨 끗한 걷기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제일 먼저 덕골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에는 비 점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생태습지 공원이 있다. 바로 옆에 작은 주차장도 있어서 시 간 내어 들러 가족들과 쉬어가는 곳으로 해도 좋 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이곳을 자연생태 학습 장으로 하여 아이들과 함께 체험활동을 할 수 있 는 프로그렘을 운영하는 곳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고정적으로 대청호해설사를 배치하여 마을이야 기와 활동 프로그렘을 운영한다면 더 많은 사람 들이 찾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되 지 않을까 생각 한다. 내용은 마을 이야기와 이곳 에서 재배하는 농작물과 주변 식물들 호숫가 수 생생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고 그림그 리기나 글쓰기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런 활동을 통하여 대청호의 중요성과 깨끗하게 해야 할 이유를 알리고 홍보한다면 이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이런 활동 모두를 마을에 서 주관하면 좋을 것이다.



봄은 이미 얼음장 밑으로 또는 버들강아지 뿌리로 이미 와 있었다. 아직 차가운 바람 때문에 그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데크길을 벗어 나 산길을 걷기도 하고 도로로 나가 아스팔트길 을 걷기도 하며 대청호반의 물길을 보며 부지런 히 걸음을 옮긴다. 아늑한 산길로 접어들면 작은 웅덩이가 있고 가랑잎 들추고 보면 도룡뇽 알이 가득하다. 발길 없는 조용한 습지엔 이렇게 또 다 른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등줄기엔 기 분 좋은 땀이 상큼하게 흐르고 코끝엔 매콤한 봄 향기가 남는다. 그렇게 갈전동을 지나 걷다보니 어느새 이현동까지 왔다. 가까이 온 봄을 맞으며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만들어 놓은 데크길도 좋 지만 소홀하게 관리 할 바에는 흙길을 맘껏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꼭 데 크길을 만들어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말고 흙길을 밟으며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한번 생각 해 볼 일이다. 망가진 데크길을 보는 마음도 좋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오히려 보기 흉한 모습으로 방치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현동 생태습지에는 억새를 품종 개량한 거대 억새가 가득하다. 이렇게 생태습지엔 여러 식물도 심어보고 그 생장 모습과 조건을 연구하기도 한 다고 들었다. 억새를 개량한 바이오억새도 있다 고 한다. 잘 만들어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대청호를 끼고 있는 오백리길 그 중에 한 구간 을 오늘 걸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오늘 같이 모르는 것을 알아보고, 찾아보고, 느끼며 걷는 다 는 것이 참 중요하단 생각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청호 그 속살을 가만히 헤집어 보는 즐거 움 그리고 왜 이곳을 아껴야 하는지 우리가 무엇 을 해야 하는지 작은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 다. 모순되고 자기만을 위해서 사는 요즘시대이 다. 이런 때에 자연을 알게 되고 그것을 위하여 내 작은 힘을 보텔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하루를 마 감 한다.

자연 속에 들어가 내가 말을 줄이면 자연 은 내게 말을 걸어온다. 무수한 자연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 그 시간을 오롯이 그곳에 몸 과 마음을 내어주면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행 복을 맛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대청호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물이 주는 고마움을 미쳐 깨닫지 못했던 때를 생각 하면 참 많이도 부끄럽다. 이제 그 소중함을 조금 알게 되고 그래서 지켜야 한다 는 작은 책임감이 생겼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다.



오늘의 걷기를 마감하며 몇 가지 생각을 남겨 보고져 한다.
첫째, 마을의 주민활동을 좀 더 활성화 했으면 한다.
마을을 지나는 데크길을 마을 단위로 구간을 정하여 관리토록 하고 주변 정화활동도 겸하 게 하였으면 한다. 이는 정체된 마을에 활력이 넘치게 할 수 있다.
어느 개인이 아닌 마을공동체 주관으로 하도록 해야 잡음이 없을 것이다.

둘째, 마을에 재배하는 농작물이나 특산품을 개발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체험활동을 하도 록 하여 마을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였으면 한다. 그것은 생태습지를 중심으로 한 활 동이면 더욱 바람직 할 것이다. 마을 마다 해설사를 고정 배치하여 체계적인 활동 프로그렘을 운영토록 하고 대청호를 아끼고 잘 보존해야 할 이유를 홍보하는 자리로 만들고 그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될 것이다.

셋째, 마을에는 비교적 연로하신 주민들이 많이 거주 하실 것이다. 이분들과 함께 마을의 역사와 자랑거리를 정리하고 마을 활동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준다면 자연스 러운 마을 홍보가 될 것이다. 이것은 거주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마을의 소중함을 알 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며 이런 마을의 역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가공되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췌: 대청호 소식지 2020년 3+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