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소식지 글모음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2] 2, 3, 4구간 찬샘마을길, 호반열녀길, 호반낭만길 『버려지는 쓰레기를 어찌 할 것인가?
  • 작성자 : max.K
  • 등록일 : 2021-07-20
  • 조회수 : 406

[대청호 해설사의 오백리길 이야기 2]

2, 3, 4구간 찬샘마을길, 호반열녀길, 호반낭만길 『버려지는 쓰레기를 어찌 할 것인가?


글: 여규용 6기 대청호 해설사


이번에 걸어본 2, 3, 4구간에 속하는 오백리길 은 비교적 풍광이 아름다운 길이다. 봄도 한창 무 르익은 듯 연두빛에서 초록빛이 더 깊어지고 숲 에서는 새소리도 한층 목소리가 커져 있다. 이현 동 생태습지를 지나 이어진 2구간 길은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걷게 된다. 초입에서 호수 쪽으로 걸 어 들어간 길은 불어난 물로 길이 끊어져 버렸고 잡목 숲을 헤치고 나가기엔 역부족이라 가던 길 되돌려 이현동으로 나온다. 돌아 나오던 길에 눈 에 비친 개발현장이 눈길을 잡는다. 포크레인으 로 헤집어 놓은 것이 밭을 만들려는지 아니면 주택을 지으려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다. 공사 안내 판이 없어 정식으로 허가를 얻은 공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리 보아도 무단 불법 개발처럼 보 인다. 바로 지척이 상수원보호 구역인데 생각 할 수록 의문이 남는다. 우리가 보호하고 아껴야 할 곳이 누군가에겐 돈을 벌려는 수단으로 밖에 보 이지 않고 개인적인 치부의 한 방편이 된다면 절대 안 될 일이다.




 돌아 나온 길을 차로 이동하여 냉천마을 주차 장에 주차를 하고 남은 2구간을 걷기 시작을 한 다. 전망 좋은 곳 황호동 까지는 이렇게 차도를 걸어야 한다. 비록 우거진 숲이 있어 걷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조금 지루 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라 둘러보는 곳곳 이 우거진 녹음이고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봄꽃들 이 벌 나비를 불러 모으고 있다. 한참을 걸어 들 어가니 양봉을 하는 분들이 계신 듯하다. 수많은 벌통에 길 양쪽으로 가건물과 차양막을 치고 양봉을 한다. 오염되는 일 없도록 잘 관리 하고 버려지는 폐기물들이 없었으면 한다. 그렇게 도착 한 곳 황호동 끝 지점 건너다보이는 청남대 풍경 이 아름답다. 여기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점심 을 한다. 조촐하지만 맛깔 나는 점심을 마치고 성치산으로 향한다.




 정상부에는 퇴뫼식 산성인 성치산성이 있다고 한다. 그동안 평온 했던 길이 지 금 부터는 오르막길로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걷 는 동안 숨은 턱에 차고 등줄기엔 땀이 비 오듯 한다. 등산은 내게 일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게을러진 탓에 지금은 만만치 않다 생각 된다. 우거진 연초록빛을 헤치고 얼마를 올랐을까 확 트 인 시야에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정상에 도착을 한 거다. 퇴뫼식 산성이라 초라하고 보잘 것은 없다. 다만 이곳이 산성 터였다는 흔적만 돌 무더기로 느껴질 뿐이다. 그 옛날 대청호 주변의 산봉우리들을 연결한 감시 초소 역할을 한 산성이 아닌가 싶다. 잠시 쉬며 땀을 식히고 다시 발 길을 돌려 부지런히 하산 길을 걷는다. 그렇게 걸 어 황호동 반대편의 찬샘 마을로 내려서며 2구간 걷기를 마무리 한다. 


 몇일 쉬었다가 3구간 호반열녀길을 걷는다. 호 반열녀길이라 이름 지어진 이유를 생각해 본다. 이 길을 걷다가 냉천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접 어들면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복지시설인 “미륵 원”과 고흥 류씨 묘소와 재를 지내는 “관동 묘려” 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길은 내내 포장된 도로를 걷게 된다. 초입에서 길 가에 잔뜩 쌓여진 쓰레기 더미를 보고 이게 아니 라는 생각을 한다. 농사를 짓던 길을 가는 사람 들이건 이런 쓰레기는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인데 참 아쉽다. 마을에서 이것을 보았다면 깨끗하게 치워 주어도 좋지 않을까? 내가 버린 것이 아니 라고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버려둔 모습이 이 길을 찾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눈살을 찌 푸리게 한다. 바로 옆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데 무슨 의미인지 내용은 무엇인지 하얗게 지워 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상단에 “성치산성 안내도”라는 글씨 만 선명하게 보일 뿐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잘 정비되고 깨끗한 모 습을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돌아가는 마음이 즐 겁고 행복하다면 오백리길을 홍보하고 알리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까 한다. 아쉬움과 무거운 마음으로 무료하게 걸던 길이 서서히 끝 날 때쯤 상큼한 숲이 우거진 호수 가로 내려선다. 대청호 오백리길 중에서 호반을 끼고 걷는 최고의 길이 펼쳐진다. 하지만 여기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어느 집안인지 조상님 묘소를 정비하기 위 하여 포크레인을 동원한 길 넓히기로 마구 파헤 쳐진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상님 묘소 를 가꾸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한다 치더라도 숲 을 마구 파헤친 것에는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자기 것만 소중하고 남의 것은 하찮게 생각하는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그렇게 걷던 마음에 위로를 주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드리마 “슬픈연가” 촬영지가 눈에 들어온다. 2005년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라고 하는데 거기 나왔던 주인공들이 보냈던 고향 풍경을 이곳에서 촬영 되었다고 한다.


이런 멋진 풍경 속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버려진 쓰레기들이 눈에 뜨인다는 것이다. 준비해간 비닐봉지에 눈에 뜨이는 대로 주워 담아보 지만 4구간 접어들면서 이미 비닐봉지는 주운 쓰레기로 가득 하다. 함께 동 행하는 해설사 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런 모습에 안타까움과 찾는 이 들의 무지스러움을 탓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러한 주변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며 4구간으로 접어든다. 이 구간 초입 에는 유명한 식당을 겸한 이름난 식당이 하나 있다. 우리가 지나는 시간에도 야외 결혼식으로 왁자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 앞 잔디밭을 지나는데 개 똥인지 거위 똥인지 발 디딜 틈이 없다.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역시 길옆 갈 대밭에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주변의 멋진 풍경을 무 료로 사용한다면 이러한 버려지는 쓰레기와 동물의 배설물은 스스로 치우 고 관리를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 자기 것이 아니라고 모르는 일처 럼 한다면 안 되는 일이라 생각 한다. 중간 중간 곳곳에는 이렇게 버려진 쓰 레기들이 가득하다 눈에 뜨이는 것과 숨겨진 것들이 참 많음을 보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 한들 그것이 지켜지는 것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가져온 쓰레기 가져가도록 지키고 감 시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보면 다른 방법 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곳곳에 인력을 배치하 고 그분들로 하여금 쓰레기를 치우도록 한다면 어떨까? 그분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지도 도 하고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도록 한다면 깨끗 한 환경도 만들고 일자리도 제공 할 수 있는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 한다.



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몇 번씩 서로 시간을 나누어 배치를 하고 교육을 하여 해당 구간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해설 속에는 대청호의 유래와 수몰 마을에 대한 역사와 이주민들에 대한 이야기 등 등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생 태교육을 통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대청호를 중심으로 한 생태환경을 알려주고 협조해 주어 야 할 일들을 같이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 떤 식물들이 살고 어떤 동물들이 있고 어떤 물고 기들이 잡히고 있는지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누 고 웃으며 주고받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마음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 한다. 여기에 배치할 사람들은 적절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 이어야 할 것이다. 가끔은 모니터링을 통하여 활 동성과도 점검을 하고 일정기간 재교육을 통하여 실력을 함양해야 할 것이라 생각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발길은 드라마 촬영지가 있는 곳으로 행하고 있다. 이곳을 “명상 정원”으로 개발 하느라 공사가 한창이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찾아올지 미리부터 궁금한 생각이 든다. 쓸데없이 파헤치고 원래의 모습을 손상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아직은 마무리 되지 않은 공사 현장이 곳곳에 눈에 뜨인다. 걷기 좋게 데크 길을 만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기 위 하여 노력하는 것이 고맙기는 한데 걱정되고 염 려되는 것은 방부목과 철근을 이용한 데크길 만 들기와 그것을 설치하기 위한 파헤침으로 원래 의 모습을 잃어 간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용하는 만큼 오염도 심해 질 것이고 파괴된 환경 이 제자리를 잡는 시간도 길어 질 것이다. 어느덧 걷기도 끝이 나 간다. 연꽃마을을 지난다. 예전의 명성은 어디로 갔는지 초라하기 그지없다 마을 을 가꾸고 정비하여 이름에 걸 맞는 연꽃마을로 거듭나 찾는 이들에게 반가운 마음을 안겨줄 날 을 고대해 본다.

다시 강변으로 접어드니 고기 잡 는 어구인 그물이 잔뜩 버려져 있다. 절로 눈살이 찌뿌려진다. 이야기 할 것도 많고 손보아야 할 것 도 많다. 무거웠다 가벼웠다 하는 마음으로 걷기 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4구간 걷기도 마무리를 한다. 이번 걷 기를 통하여 우리가 하는 환경 지킴 활동이 얼마 나 소중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인지 깊 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걷기를 하며 마 음에 새긴 아쉬움들을 하나라도 잊지 않고 스스 로 실천하고 지켜가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다짐 을 한다. 함께 걱정을 하고 안타까워하며 걸어준 대청호해설사님들께 고마운 마음 나누며 글을 마친다.

발췌: 대청호 소식지 vol.123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