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in Media

대청호 깨달음의 언덕, 책 한권 들고 떠나요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06-14
  • 조회수 : 630

오늘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 중 가래울마을(추동) 앞의 '추동습지' 일대와 추동습지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전망좋은 곳'과 '깨달음의 언덕'을 소개하겠다.

'추동습지'로 가기 위해서는 '대청호자연수변공원' 주차장(대전 동구 대청호수로545번길 1)에 차를 주차한 후에 가래울마을(추동)을 향해 5분 정도 걸어가면 추동습지가 나온다. 아니면 '대청호자연수변공원' 옆의 '킴스힐 레스토랑' 맞은 편 2층 데크전망대 도로 라인에 있는 2곳의 주차장(대전시 동구 추동 산36-4)에 차를 놓아두고 데크길을 따라 가도 된다.

추동습지는 추동마을 버스정류장(중추마을)과 가래울휴게점의 도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으며, 습지를 따라 놓인 데크길과 전망대가 잘 보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추동습지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하고 있지만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전시는 2008년 12월에 이곳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이곳 일대는 철새들의 도래지로 수달이나 원앙, 말똥가리, 흰목물떼새, 맹꽁이 등이 서식한다. 대전시는 2020년 7월에 시민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생태전문가와 환경운동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열어 '대전시 아름다운 자연생태 7선'을 선정했는데, 여기에 추동습지가 포함되었다.


추동습지에는 시민들이 편하게 습지를 관찰할 수 있도록 활 모양의 데크길과 2곳의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데, 이것은 대전 동구청에서 2013년에 조성한 것이다. 테크길에서 보면 습지는 남향에 위치해 있으며, 대청호를 배경으로 억새와 갈대가 섞인 군락지와 버드나무, 야생초들이 서로 어우러져 분위기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밤이 되면 테크길과 전망대에 조명이 은은하게 들어와 또 다른 멋진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풍경과 분위기가 추동습지의 사진 포인트가 되는데, 이러한 점을 잘 살려서 사진을 찍으면 좋은 그림이 만들어진다.

추동습지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초봄과 가을이다. 초봄에 연두색깔을 띈 야생초들이 지표면을 뒤덥고, 위로는 하얀 억새와 갈대들이 하늘거리며 움직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가을이 되면 낭만여행코스로 인기가 높아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추동습지 데크길이 끝나면 흙길로 된 오솔길이 나오는데, 좌측의 산과 우측의 습지와 대청호를 보며 걷는 길이 제법 운치가 있다. 이 길을 조금 따라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좌측 90도 방향의 '명상의 정원'으로 가는 길로 빠지지 말고 계속 직진해서 가면 '전망좋은 곳'이 나온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산길로 올라가는 길과 우측으로 배가 한 척 보이는 호숫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전망좋은 곳'으로 갈 수 있으니 편안한 길로 가면 되겠다. 산길이 끝나는 언덕 끝 지점에 벤치가 하나 놓여있는데, 이곳이 '전망좋은 곳'이다.


'전망좋은 곳'에서 보면 좌측으로는 물가로 길게 뻗어내려간 아름다운 능선이 보이고, 정면으로는 넓게 탁 트인 호수가 펼쳐져 있고, 우측으로는 미나리 꽃창포 등이 식재된 인공식물섬(수초재배섬)이 아름답게 떠 있다. '전망좋은 곳' 벤치에서 보는 대청호는 시야가 넓게 탁 트여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시원하게 펼쳐진 대청호와 멀리 보이는 산들과 구름이 한폭의 동양화 그림처럼 아름답다. 새벽에 일찍 이곳에 오면 동네 어부들이 배를 타고 미리 쳐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는 멋진 장면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이러한 풍경 포인트를 살려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으면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겠다.

우측에 조성되어 있는 인공수초(식물)섬은 호수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어류.조류.곤충류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호수 위에 떠있는 조그만 식물원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외국에서도 인공식물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인공수초(식물)섬은 호수의 수질을 개선하고, 수초아래는 어류와 새우류 등의 서식처가 되고, 수초위로는 양서와 파충류, 곤충류, 조류 등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또 파도나 배의 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연안의 침식을 방지하는 등 수중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전망좋은 곳'에서 호수길을 따라 좌측 능선을 향해 걸어가면 폭이 조금 좁아지는 짤록한 언덕부분이 나오는데, 여기가 사진포인트가 되겠다. 이 언덕 부분에 말갈귀처럼 폼나게 생긴 갈대들이 줄을 서있고, 옹이가 큰 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참나무 옹이 안에 작년부터 머리가 T자처럼 생긴 장수하늘소가 살고 있다고 한다. 아래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참나무와 하늘거리는 갈대들을 사진으로 찍어도 좋고, 언덕 뒤나 앞에서 줄을 서서 걸어가는 사람들 모습을 풍경과 함께 담아도 좋은 그림이 나오겠다.

호수와 맞닿은 언덕 끝부분으로 가면 벤치가 놓여 있고, 바로 앞에 하얀 모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 하나가 보인다. 사진가들 사이에는 이곳을 '바람의 언덕'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대청호 오백리길 21구간 확정에도 참여한 이주진 대전문화유산울림 상임이사는 "전국에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곳이 너무 많고, 또 이곳 분위기나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같다"며 "바로 앞 구간이 '명상의 정원'이니 명상이 끝나면 뭔가 깨우침이 있어야 되지 않는가. 그래서 '깨달음의 언덕'이라 부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명상의 정원' 다음에 이어지는 '깨달음의 언덕', 의미도 있고 괜찮은 정명같다.


'깨달음의 언덕'에서는 호수 위에 떠 있는 하얀모래섬을 이쁘게 담아도 좋고, 멀리 '명상의 정원'과 관동묘려와 팡시온카페 쪽의 대청호 풍경을 함께 찍어도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 좌측 언덕에서 이곳 깨달음의 언덕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듯이 사진을 찍어도 괜찮은 것 같다. 언덕 부분에 벤치같이 니은(ㄴ)모양처럼 구부러진 보기 드문 나무가 있는데, 여기 나무에 앉아 인증샷을 많이 찍는다고 한다.

이주진 대전문화유산울림 상임이사는 "이곳 '깨달음의 언덕'에 책 한 권 들고, 마실 물 한 병 배낭에 넣고, 돗자리 깔고 앉아서 찰랑거리는 호숫가를 바라보며 책을 읽고, 해질 녘에 황금빛에 물든 석양과 호수를 보고, 아침 일찍 떠오르는 이글거리는 태양을 맞이한 후 해장국 집에서 얼큰한 밥 한그릇 후딱 해치우고 회사로 바로 출근하면 평생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추동(가래울마을)에 살고 있으면서 평소에도 자주 이곳을 산책한다는 한글서예가 김진호씨는 "추동습지에서 억새풀 사이를 걸어가면 옛추억이나 그리운 것들이 나를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산길로 가면 적당하게 숲이 있고, 모래사장같은 호수길이 있고, 호수 건너에 산들이 겹쳐 보여 야생의 숲같은 느낌이 들고, 마을사람들이 살던 흔적들이 있어 이주민들의 슬픈 사연들이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며, "이곳은 쉽게 접근해서 금새 숲으로 들어갈 수 있어 좋고, 물길따라 걸으면 출렁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모래를 밝는 느낌이 좋다. 오래도록 서서 둘러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고 이곳의 느낌을 표현했다.


또 그는 "길게 뻗은 언덕(깨달음의 언덕) 끝으로 가는 길의 억새풀들이 멋지고, 언덕 끝에 서면 내가 외로운 섬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정서가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며 "이것을 한글서예로 그려낸다면 큰 붓으로는 물과 산을 일획으로 쭉 긋고, 중간붓으로는 작은 섬들을 둥글둥글 두부 떠내듯이 그리고, 가는 붓으로는 흔들리는 억새와 갈대, 풀들을 빠르게 거침없이 여러 번 반복해서 그려내 바람이 흐르는 경로를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출처: 오마이뉴스 / 2021.06.11기사 / 조우성 기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0229&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