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in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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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제로 우리부터 실천” 넷제로공판장·도서관 만든 대전 미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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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05-26
- 조회수 : 673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와 대청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대전 대덕구 미호동. 100여가구가 사는 한적한 작은 시골마을인 이곳에 지난 13일 넷제로공판장이 문을 열었다. 넷제로는 화석연료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나무를 심거나 태양광·풍력발전 등을 활성화해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뜻한다.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 친환경 비누·세제,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천연수세미 등을 종이나 면주머니에 포장해 판다. 농산물도 유리병이나 면주머니에 담겨 판매된다. 공판장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운영한다. 지난 24일 넷제로공판장에서 만난 ‘미호지기’(판매 담당) 송순옥(51)씨는 “천연수세미 수요가 생기면서 마을 분 중 수세미를 생산하겠다는 분들이 늘고 있다. 공판장에서 천연세제인 무환자나무 열매를 판매하고, 주민들에게 무환자나무 묘목도 8그루 분양했다”고 말했다.
넷제로공판장 바로 위층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등 환경 분야 책들을 판매·대여하는 넷제로도서관이다. 마을 사람들의 소통과 교육을 위한 공간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지난 1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을 교육하는 ‘미호동 넷제로 주민디자인 학교’가 열려 마을 주민 14명이 이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넷제로공판장 건물 앞에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세운 ‘1.5℃’ 구조물이 있다. 2018년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내어 “인류 생존을 위해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평균 1.5℃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상태가 돼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호동 25통장 김재광(50)씨는 “넷제로공판장·도서관이 생기고 마을 주민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넷제로공판장·도서관 건물은 과거 청남대 경비 목적으로 세워진 옛 대청파출소 자리에 지어졌다. 청남대가 개방되면서 빈 건물로 남아 있었는데, 대덕구는 2017년 상수도보호구역을 지원하는 금강 수계관리기금으로 2층짜리 새 건물을 지어 주민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여기에 농산물 공동판매장이 들어섰는데 활용이 저조해지자, 대덕구가 주민들에게 사회적 협동조합 ‘에너지전환해유’와 함께 넷제로공판장을 운영하는 대안을 제안했다. 미호동 복지위원회와 에너지전환해유,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성이앤에스, 대덕구 5개 단체가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이 마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신성이앤에스가 리모델링 비용을 대 지난 1월 넷제로도서관에 이어 이달 13일 넷제로공판장이 문을 열었다.
미호동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을 알리고 소통하는 넷제로 플랫폼은 물론 에너지자립마을을 꿈꾼다. 현재 전체 가구의 30~40%가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는데, 대덕구는 올해 추가 설치 가구를 모집할 계획이다.
오재룡 대덕구 상수원관리팀장은 “태양광 사업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경험한 주민들이 넷제로공판장·도서관과 만나며 기후위기 상황을 더 이해하게 됐다”며 “올해 예정된 산업통상자원부의 태양광 설치 지원사업 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대철 에너지전환해유 사무국장은 “미호동 주민뿐 아니라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넷제로공판장과 도서관을 찾고 있다”며 “이곳이 넷제로 플랫폼으로서 지구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산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한겨례 / 2021.05.26기사 /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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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996675.html#csidx65e36aa86006b56af240bb8e7ad3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