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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삼킨 녹조 … “死대강 사업탓”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10-07
  • 조회수 : 1541

▶ 금강 삼킨 녹조 … “死대강 사업탓”

- 환경단체 “세종·공주·백제보 물 흐름 방해가 주원인” 지적, 
  환경부도 사실상 인정…'재자연화' 주장엔 "조사평가위 결과 나와야"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낙동강과 한강에 이어 금강에도 대규모 녹조가 발생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금강의 대규모 녹조 사태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설치된 ‘보’ 때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철거를 통한 재자연화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17일 오후 충남 공주시 웅진동의 공주보와 세종시 연기면 세종보 인근 금강 유역에는 강물 전체를 진한 녹색으로 물들인 녹조가 퍼진 상태였다. 세종보 인근 금강2교 밑 강가에는 녹조 덩어리가 쓰레기와 뒤엉켜 있었고, 심한 악취가 날 정도였다.

앞서 지역 환경단체인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지난 9~14일 금강 4대강 사업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금강 전역에서 녹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현상이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곳의 보가 금강의 자연적인 흐름을 막아 발생한 것이며, 당장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강은 대청호와 달리 흐르는 물의 속성상 그동안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4대강 사업이 끝난 지난해부터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양흥모 집행위원장은 “보가 설치된 2012년 8월 이전 금강에는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며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금강유역이 거대한 댐으로 변하면서 이런 환경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 역시 4대강 사업과 녹조와의 연관성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남조류나 녹조류는 비료성분인 인, 수온, 일사량, 유속 등 4가지가 결정적인 인자이고, 유속이 빨라지면 조류가 덜 생긴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4대강 사업으로 느려진 유속이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임을 시인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뿐 아니라 수변 생태계 파괴와 역행침식, 보의 안전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보를 허물고 하천의 ‘재자연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당장 보를 다 허물자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원인으로 지목된 보의 수문을 상시개방을 하고, 장기적으론 점차 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의 상시개방이나 철거 등에 대해 환경부는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결과가 나온 후 다른 부처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단체 주장의 핵심은 녹조 등 환경피해 발생하니 보를 철거하든 상시개방하든 유속을 빠르게 하라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서 원인과 영향에 대해 조사 중이니 그 결과를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충청투데이] 2013-08-19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