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동명초 지킴이단 후기
  • 작성자 : 고소자
  • 등록일 : 2009-11-30
  • 조회수 : 1687
 

대청호 호반 주변이 온통 벚꽃으로 물든 아름다운 봄날...

대청호 보전운동본부가 주관 하는 대청호 체험 물 사랑 환경교육프로그램 ‘대청호 지킴이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2기 대청호 지킴이단이 탄생되었다.

그 중 지난해 지킴이단 1기로 나와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던 동명초등학교가 올해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지 않았는가! 나는 작년에 이어 동명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대청호 지킴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참으로 깊은 인연이다.

첫날수업은 발대식을 겸해 실내수업으로 이루어 졌다. 우리지역 물줄기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체험할 곳을 영상으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또, 각자 역할을 정하고 나무로 이름표를 만드는 체험을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4월 29일. 댐다리를 거닐며 아이들에게 우리의 식수원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때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물의 소중함과 댐의 장단점을 일러주자 아이들은 시끌벅적 자기들 끼리 앞 다퉈 대청호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런 순수한 모습에 다시 한 번 미소를 짓게 되었다.

숲과 물의 이수기능 실습을 통해서 숲과 토양의 역할을 직접 체험한 아이들은 숲은 녹색 댐과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장승공원으로 이동하면서 대청호 주변 식생도 알아보고 찔레순을 잘라서 맛도 보고 500여개의 장승들의 각양각색 표정을 보며 정상에 올랐다.

발아래 대청호가 한눈에 펼쳐져 언제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경치를 처음에 아이들은 감명 깊게 느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물을 준비 못한 아이들은 목이 마르다며 아우성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져온 물 한 병으로 십시일반 나눠 마시고 나서야 얼굴색이 밝아지며 비로소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하는 열 마디의 말보다 아이들 스스로가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직접 느끼게 된 탐방길 이었다.


#5월3일. 대청호 자연생태관 환경관에서 수질오염의 원인과 방지대책 및 수질보전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향토관을 통해 수몰민들이 기증한 농기구 사진 관람으로 수몰민의 애환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표고버섯 체험으로 재배과정도 알게 되고 버섯을 따서 맛도 보았다. 특히 누에고치를 삶아 물레를 돌리며 명주실과 비단옷감이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누에고치 인형도 만들어 보니 아이들이 매우 즐거워했다.

우리는 이어 용호동 구석기 유적지로 이동했는데, 이곳은 10만년전 구석기인들이 금강 주변에 모여 살았다는 증거들을 간직한 곳으로 중기와 후기 구석기 문화를 바탕으로 한 2,500여점의 유물들이 발굴 된 곳이다. 아이들과 유적을 돌아보고, 용호천 수질검사를 해 보았는데, 물이 너무 오염이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깜짝 놀랐고 물은 순환 과정을 걸쳐 내가 오염시킨 물은 내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서로서로 다짐하는 모습에 내 마음은 뿌듯했다.


#6월 20일. 문화재단지는 대청댐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있는 향토유물과 문화유적을 전승 보전하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수몰지역에서 옮겨 놓은 문산관 비석거리, 문산석교 등을 둘러보고 양반 가옥을 재현한 곳에 들어가 역사 속 주인공이 되어 문관 무관이 되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아이들은 솟을 대문으로 들어가 양반 행세를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 있는 한켠의 작은 박물관에는 두루봉 동굴에서 발굴된 4만년전 구석기 어린이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이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신기해했다. 

  작은 용굴 물을 따라 거주한 선사시대 흔적들을 돌아보고 용의 설화를 통해 용이 하늘로 승천한 구멍도 찾아보았다. 구석기 시대의 아파트에서 예전에는 우리 선조들이 살았다면 지금은 작은 생명체인 박쥐가 살고 있었다. 처음 박쥐를 본 아이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즐거워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9월 29일. 옥천군 석호리는 금강의 상류 마을이다. 장마철이나 큰비가 오면 온갖 쓰레기가 떠 내려와 석호리 마을에서는 이중 차단펜스를 사용하여 이를 걸러내고 있었다. 마침 마을 어르신들이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분주히 치우고 계신 것을 보게 되었다. 유원지에 놀러온 사람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들 때문에 오염될 대청호를 생각하자, 우리는 두팔을 걷어붙이고 어르신들을 도왔다. 쓰레기를 주우면서 마을 이장님의 말씀도 들었다. 들었던 내용을 요약하자면, 배를 타고 상수원 탐사길을 둘러보며 쓰레기가 유입되는 과정과 그 쓰레기를 마을까지 끌어내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tv나 책을 통해서만 알고 있었던 환경오염이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10월 27일 . 온 세상이 앞 다투어 붉게 물드는 계절에 마지막 체험 길을 나섰다. 노현리 친환경마을을 찾은 우리는 마을에서 흘러오는 생활하수가 노현천에서 인공 습지로 유입되어 각종 수생식물들이 물을 맑게 정화시키는 과정을 관찰했다. 과연 친환경 마을답다는 생각을 했지만 수생식물들이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오염을 정화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 씁쓸한 기운이 감돌았다.

 대청호의 물이 빠져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습지가 형성되어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며 야생 조류의 보금자리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되었다. 수많은 갈대와 물억새의 은빛 물결을 지나면 버드나무 터널이 융단같은 푸른 초원을 향해 길을 터 주었다.

지킴이단 아이들과 나는 이동하는 내내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11월 21일. 체험학습을 마무리하는 평가회가 열렸다. 나의 친구들이 있는 동명초등학교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어떻게 나와의 체험을 기억을 하고 있을지 내심 궁금해 졌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도 잠시뿐 이었다. 강당에 들어서자 놀랍게도 우리 지킴이단 아이들이 5차에 걸쳐 체험했던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게시물로 만들어 강당을 가득 채워 놓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게시물들을 보면서 코끝이 찡해졌다. 조그만 손으로 사진을 오리고, 글을 쓰면서 대청호를 추억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고 뭉클해지며 보람을 느꼈다.

  학교에 있는 동안 항상 가족같이 아이들을 보살피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신종플루로 온 세상이 떠들썩한 요즘 짐짓 꺼려할 수 있는 행사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담당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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