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숲에 관한 상식 - 식물 이야기
  • 작성자 : 임홍택
  • 등록일 : 2007-11-30
  • 조회수 : 2289
지구상에 사는 식물의 양은 ?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식물의 양을 무게로 환산해 보면 약 1조 8천 400억 톤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식물을 완전히 건조시켰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무게이며, 이러한 계산 방법은 계절이나 기후에 관계없이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서 이용된다. 이 식물 중 육지에 사는 것이 약99%로 바다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바다는 육지보다 훨씬 넓긴 하지만 해초가 자랄 수 있는 곳은 태양광선이 미치는 얕은 바다뿐이고, 깊은 바다에는 물에 떠다니는 프랑크톤 정도밖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육지 식물 가운데 숲에는 얼마나 많은 식물이 살고 있을까? 숲에 사는 식물의 양은 약1조 6천 500억 톤으로 전체 양의 90%를 차지한다. 숲의 면적은 육지의 1/3도 채 되지 않으며 바다까지 합하면 1/10도 되지 않지만 이 좁은 면적에 지구상 식물의 90%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숲에는 나무가 있고, 나무는 매년 줄기와 뿌리가 굵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1년간 만들어지는 식물량은 1천700억 톤이며 이 가운데 2/3가 육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숲의 생산량은 연간 739억 톤으로 육지 생산량의 64%이며 전 지구상으로 보면 43%가 된다. 지구 표면적의 10%도 되지 않는 숲에 이렇게 많은 식물이 살고 있는 것이다. 숲에는 키가 큰 나무부터 작은 나무, 풀에 이르기까지 많은 식물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채우고 있는데, 이는 햇빛을 낭비하지 않고 철저하게 사용하는 구조적인 특징 때문이다. 새싹을 피우는 호르몬 나무는 일조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생장에 불리한 환경을 감지한다. 그러면 잎에서 겨울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생산해 잎을 땅에 떨구게 된다. 이와 같이 나무는 생명활동을 최저한도까지 떨어뜨리는 상태인 휴면에 들어감으로써 엄동설한에 대항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마치 죽은 듯 깊은 잠에 빠진 나무가 어떻게 봄에 잎을 피우는 것일까? 나무는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도 주위의 기온이 10℃ 정도의 환경으로 바뀌면 겨울눈의 생장억제 호르몬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잠의 깊이도 얕아지게 되는데, 1∼2개월 후에는 언제라도 눈을 틔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나무가 겨울잠을 깨는 것은 기온상승 때문이며, 잠자기 시작 할 때와 달리 일조시간의 길이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하지만 겨울잠을 자기 시작한 나무를 바로 온실로 옮겨서 봄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해도 절대로 금방 잠이 깨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겨울철 추위를 겪어가면서 점점 잠을 깨어가기 때문이다. 지도상에서 개화시기가 같은 곳을 연결해보면 그 선은 따뜻한 남쪽에서 북쪽으로, 그리고 해발이 낮은 지역에서 높은 지역으로 올라가는데 이 선은 등온선과 거의 일치한다. 이 선은 봄을 알리는 개화전선으로서 나무가 겨울잠을 깨는 것은 온도가 크게 좌우한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100년 동안 잠자는 씨앗 천연림에서는 인공림과 달리 수많은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져 살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씨앗이 땅에 떨어진다. 나무가 만드는 씨앗은 자손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지만, 숲 속에 사는 여러 동물들의 소중한 먹이가 되기도 한다. 흙 위에 떨어진 씨앗 가운데는 바로 싹을 틔우지 않고 낙엽 아래나 흙 속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데(休眠), 이러한 것들이 흙 속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만일 숲의 흙 속에 묻힌 씨앗이 죽더라도 매년 새로운 씨앗이 공급되기 때문에 흙 속에는 항상 씨앗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숲을 Seed Bank(종자 은행)라 부르기도 한다. 숲에서 나무가 넘어지거나 늙어서 죽으면 공간이 생기게 되고, 이에 따라 온도나 빛 등의 환경이 바뀌게 된다. 흙 속에 묻힌 종자는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자극을 받아 싹을 틔게 되며, 다음 대를 잇는 후계수로 자라 숲의 영속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면 땅 속에 묻힌 종자는 얼마나 긴 세월동안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땅 속에 묻혀 10년에서 100년 정도 사는 종자는 얼마든지 있으며, 영구동토(永久凍土)나 수 천년 된 유적이 발굴될 때 유물과 함께 발아력을 간직한 씨앗이 발굴된 예가 있듯이 종자의 생명력은 수천 년도 유지할 수 있다 크고 화려한 것만이 꽃은 아니다 벚나무, 개나리, 목련과 같이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가지고 있는 나무들은 꽃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은행나무나 소나무도 꽃이 있을까? 있다면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이러한 나무들도 모두 꽃을 가지고 있다. 단지 사람의 눈에 보이는 화려한 꽃잎이 없을 뿐이다. 사실 꽃이라는 것은 식물(나무와 풀을 모두 말한다)이 수분을 하기 위해 화려한 색과 향기로 곤충을 유인하는 것이다. 물론 식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술과 암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물 가운데는 바람의 힘이나 혹은 다른 힘을 빌어 수분을 하는 것들도 있다. 바람의 힘을 비는 것을 우리는 풍매화(風媒花)라고 하며, 이러한 식물들은 화려한 꽃잎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자연히 꽃이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대신 많은 수술을 만들어 사방으로 꽃가루를 날려 보낸다. 소나무나 잣나무 등은 수꽃과 암꽃이 한 나무에 따로따로 달리는데 우리가 다식을 해먹는 노란 송화가루가 바로 수꽃에 달리는 꽃가루이다. 또 무화과는 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씨방 속에 숨어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 모두 꽃은 있다. 식물의 암수 구별법 사람을 포함한 동물뿐만 아니라 나무와 같은 식물들도 암나무, 수나무가 있다. 은행나무의 경우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은행나무 외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무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나무가 암술, 수술을 함께 가진 양성화(兩性花)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를 포함한 식물계에서 암수가 하나의 꽃에 피는 양성화인 경우는 70%가 넘는다. 소나무와 같이 한 나무에 암꽃, 수꽃이 따로 피는 자웅동주(雌雄同株), 즉 암수한그루인 것은 전 식물계의 약 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수나무가 딴 그루인 자웅이주(雌雄異株)인 것은 약 4%를 차지하는데, 은행나무, 주목, 버드나무, 포플러, 소철, 뽕나무, 식나무 그리고 이 밖에도 시금치,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것이 있다. 또한 단풍나무와 같이 일생동안 암수가 바뀌는 현상을 보이는 것도 있어 식물의 성 타입을 구분하기란 매우 어렵다.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수확하기 위해 암나무만 골라 심었으면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 어린 묘목은 꽃이 피기 전이어서 암수의 구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은행 수확을 목적으로 은행나무를 심을 경우라면 심은 지 15년에서 20년 정도 지나 꽃을 피우는 시기에 간벌을 해주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암수 따로 나무가 꽃이 피더라도 암수의 구분은 그리 쉽지 않다. 균(菌)이 나무를 살린다 토양조건 등 생존 조건이 좋지 않은 장소에서 살아가는 나무의 대부분은 버섯과 같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감으로써 생존에 도움을 받는다. 버섯은 나무에게 수분이나 무기양분을 주고, 버섯은 나무로부터 유기물을 받아 서로 도우며 공생을 한다. 토양 속에 사는 균사가 나무 뿌리 끝에 침입해서 공생하는 뿌리를 균근(菌根)이라고 하는데, 나무는 녹색식물이기 때문에 균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는 있으나 토양 속에 질소 ·인산 등의 비료가 부족할 경우에는 균근균과 공생하는 것이 훨씬 생육이 좋다. 예를 들면 사막이나 황무지에 나무를 심을 경우 균근균을 주면 많은 균근을 만들 뿐만 아니라 생장이 현저하게 좋아진다. 소나무에도 균근이 붙어사는 경우가 있는데, 소나무 뿌리 끝에 붙어사는 균근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송이를 만든다. 나무뿌리에 이러한 균근이 만들어지면 뿌리 끝이 균사로 뒤덮이게 되고, 건조나 지중온도의 변화 또는 병원균의 침입에도 견디는 힘이 커진다. 따라서 숲이 황폐해져 비옥한 토양이 유실됨으로써 토양양분이 부족한 지역이나 강수량이 부족하거나 기타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지역에는 균근이 붙은 묘목을 심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식물의 종족보존 방법 일반적으로 식물이 수정하기 위해서는 꽃가루를 날아다 주는 바람이나 곤충의 힘이 필요하다. 이렇게 남의 힘을 빌어 수정하는 경우 꽃가루가 섞여 새로운 종류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무도 마찬가지로 가까운 종류의 나무끼리 잡종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분명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자기 자신의 종을 순수하게 유지하려고 하는 자체의 메커니즘과 함께 다음과 같은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날아가는 거리는 수백m나 되지만 실제 수정이 가능한 거리는 대개 20m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식물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서로 다른 것도 다른 종류의 꽃들이 서로 섞이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식물은 생리적으로 계곡과 같이 물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가 하면, 어떤 것은 땅이 촉촉한 곳을, 종류에 따라서는 아주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것도 있는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꽃이 피는 시기가 제각기 다른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자연상태에서 교잡이 일어나는 사례로는 참나무류가 있다. 인공적으로 잡종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서로 다른 종류의 우수한 성질을 결합해 더 좋은 종류를 만들기 위함이다. 잘 알려진 사례로 리기테다소나무가 있는데, 리기다소나무의 추위에도 강하고 메마른 땅에 잘 자라는 성질과 테다소나무의 우수한 재질을 결합시킨 것이다. 독버섯을 먹었다고요? 식물성 자연독성에 의하여 인체 내에 어떤 장애를 일으켜 중독증세를 나타내는 버섯 종류를 총칭하여 독버섯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는 천 여 종의 버섯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들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독버섯으로 구별하는 일은 전문가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독버섯의 종류는 다양하며, 중독 증세나 성분이 다르므로 알지 못하는 버섯을 함부로 채취해 먹어서는 안된다. 간혹 독버섯을 잘못 먹어 죽는 경우가 보도되곤 한다. 버섯에는 표고버섯이나 느타리버섯처럼 먹을 수 있는 식용버섯이나 영지버섯, 운지버섯처럼 약용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독버섯은 어떻게 식별해야 할까? 흔히 독버섯은 빨강, 노랑 등 색깔이 화려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독버섯 가운데에는 수수한 색깔을 가진 것도 있다. 독버섯 식별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으나 경험적이며 보편화된 식별법으로서 예외가 많으므로 완전한 식별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독버섯은 잘 부서지고 세로로 찢기지 않는다. 빛깔이 화려하고 진하며 쉽게 변한다. 냄새가 고약하거나 나쁘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있거나 즙액이 나온다. 맛이 쓰거나 자극성이 있다. 벌레가 먹은 흔적이 없다. 줄기에 턱받이가 있거나 밑부분에 주머니가 있다. 독버섯을 잘못 먹으면 10~30분 후에 위가 쓰리고 메스꺼우며 압박감을 느낀다. 그 후 3~7시간 후에는 구토, 복통, 오한, 피부반점이 생기고, 심하면 의식불명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독이 있는 버섯은 식후 7일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독버섯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알지 못하는 버섯은 먹지 말고, 독버섯과 관련된 상식을 너무 믿지 말며, 버섯을 먹은 후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잘못 알고 먹었을 때는 바로 토해내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레를 죽이는 동충하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버섯들은 보통 나무에서 자란다. 송이버섯처럼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만 자라는 버섯도 있고, 표고나 느타리 같은 대부분의 버섯들은 죽은 나무에 붙어서 자란다. 하지만 버섯 중에는 벌레에 얹혀 사는 것도 있다. 바로 ‘동충하초’이다. 동충하초는 하초동충이라고도 하는데 겨울에는 벌레의 몸 안에 살면서 양분을 빨아들여 벌레를 죽게 한 뒤 여름이 오면 풀처럼 생긴 버섯으로 탈바꿈해 벌레의 몸 밖으로 나와서 자란다. 동충하초균은 벌레들이 기운차게 움직이는 봄부터 가을에 그들의 코나 입, 소화기나 관절처럼 부드러운 곳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간다. 동충하초균에 옮은 벌레는 영양분을 균에게 모두 빼앗기기 때문에 죽더라도 버섯이 나오기 전까지는 몸이 썩지 않고 미이라처럼 그대로 있게 된다. 동충하초에는 버섯들이 지니는 고유의 향기는 없지만 자라는 모양이나 색깔은 매우 다양하다. 동그스름한가 하면, 국수처럼 길게 자라는 것도 있고, 곤봉이나 산호처럼 생긴 것도 있다. 우리 나라에만 해도 80종 정도가 있고, 세계적으로는 3백50종이라고 한다. 동충하초는 혼자 자라는 버섯과 달리 살아 움직이는 벌레에 붙어서 벌레를 죽이고 나서야 세상에 나오기 때문에 낙엽이나 나뭇가지, 잎사귀들에서 볼 수 있다. 또 죽은 나무 속이나 땅 속을 잘 들여다보면 찾아낼 수 있는데 아마도 벌레들이 그곳에서 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동충하초는 침엽수림 보다는 활엽수림에서 많이 찾아 낼 수 있는데, 일반 버섯처럼 물기가 많고 공기가 맑으며 적당히 그늘이 있는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동충하초는 자연생태계에서 벌레들의 숫자를 알맞게 맞추는 일도 하지만, 요즘에는 한발 더 나아가 한약재는 물론이고 해충을 없애주는 살충제 노릇도 해준다고 알려져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끼의 강인한 생명력 이끼는 숲 속이나 그늘지고 축축한 흙, 바위, 큰 나무줄기 따위에 붙어서 사는 작은 녹색식물이다. 이끼는 물 속에서 살던 녹색말이 땅 위에 사는 식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나 진화 과정에서 땅 위 식물로 완전히 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김새나 사는 방법이 다른 식물들과 많이 다르다. 뿌리와 줄기, 잎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꽃이 피지 않기 때문에 홀씨나 작은 이끼 조각이 바람이나 물을 타고 퍼져서 무리를 늘려간다. 이끼는 생김새에 따라 우산이끼와 솔이끼로 구분된다. 우산이끼는 몸 전체가 잎 모양이고 헛뿌리가 있으며, 솔이끼는 잎이 뾰족하고 헛뿌리와 줄기, 잎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끼는 생명력이 무척 강해서 무더운 지방은 물론, 일 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 있는 남극지방에서도 살 수 있다. 이런 곳에서 자라는 이끼는 수분과 토양을 조금씩 품게 되어 다른 식물이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며 작은 곤충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송이버섯의 공생균? 송이버섯은 소나무 수풀에 자라는 식용버섯이다. 독특한 향기와 뛰어난 맛으로 옛날부터 식용으로 애용되어 왔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식용 버섯 중의 하나이다. 송이버섯은 소나무의 뿌리를 통해 양분(탄수화물)을 얻고, 땅 속의 무기양분을 흡수하여 나무에 게 공급하는 소나무 공생균이다. 송이버섯은 신선도 유지가 그 어떤 버섯보다도 중요시 되며, 그에 따른 가격차가 엄청나게 크다. 송이버섯은 유사 품종을 포함하면 세계 도처에서 나고 있지만, 극동의 한반도, 중국, 일본에서 나는 것이 가장 품질이 좋고 생산량도 많다. 우리 나라의 송이버섯 주산지는 경상북도의 울진, 봉화, 영덕, 안동 등과 강원도의 양양, 강릉, 삼척, 인제 등이며, 전국 생산량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송이버섯은 동양인의 취향에 맞으며 특히 일본인이 좋아한다. 일본인들은 연간 삼천 톤 내외의 송이를 먹고 있으며,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지구상 유일한 송이버섯 수입국이다. 우리 나라도 송이버섯 생산량의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고, 일본 수입량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송이버섯 수출량은 임산물로는 두 번째로 많고, 금액으로는 연간 평균 사천오백 만불이나 된다 숲 속의 청소부들 여름 내내 파릇파릇했던 나뭇잎들은 가을이 되면서 노랗거나 빨갛게 물들어 떨어지게 된다. 낙엽송이나 메타세콰이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침엽수 그리고 난대에서 열대지역에 걸쳐 살고 있는 나무들은 일년 내내 푸르른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낙엽이 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눈에 잘 띄지 않게 묵은 잎을 떨군다. 상록의 활엽수들은 새 잎이 난 후인 6월경에 묵은 잎을 조용히 떨어뜨린다. 도시에서는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을 사람들이 청소한다. 그러면 나무가 많은 숲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낙엽은 누가, 어떻게 청소하는 것일까? 숲에는 낙엽뿐만 아니라 죽은 가지, 나무껍질, 씨앗도 떨어진다. 이 가운데 낙엽만 하더라도 ha당 3∼4톤, 평당 1kg이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 고산지대의 침엽수림과 같은 특별한 곳을 제외하면, 숲에 쌓인 낙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것은 나뭇잎을 누군가 없애주기 때문이다. 숲 속에 들어가 낙엽을 들춰보면 낙엽이 분해되는 상태를 알 수 있다. 떨어질 때는 노란 색을 띄고 있던 낙엽도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가루가 되고, 결국 본래의 모양마저 완전히 없어져 버린다. 낙엽이 썩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썩는다고 하는 것은 음식물의 부패나 발효와는 다른 것이다. 숲에서 일어나는 분해는 토양 속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이나 동물들이 관여하는 먹이사슬에 의해 일어난다. 토양생물이라고 하는 이름의 숲 속 청소부들이 열심히 일을 함으로써 생명을 다한 것 같던 낙엽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일생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낙엽은 처음에는 미생물인 곰팡이와 버섯들에 의해 분해된다. 낙엽에 균사(菌絲)가 붙어, 세포벽을 이루고 있는 단단한 셀룰로오스나 리그닌을 분해함에 따라 낙엽은 엷고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그렇지만 낙엽이 그 정도만으로 탄산가스나 무기물이 되는 것(無機化)은 아니다. 곰팡이나 버섯들이 연하게 만든 낙엽을 다시 고운 가루로 만드는 것은 토양 속에 사는 벌레들이다. 이 가운데 지렁이는 가장 일을 잘하는 벌레이며, 노래기나 갑충들의 애벌레도 일을 잘한다. 지렁이가 많은 토양이 기름진 것은 이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 낙엽의 새로운 일생은 간단치가 않다. 작은 생물의 배설물이나 분해 도중에 만들어진 물질의 무기화에는 또 다른 미생물인 세균들이 큰 역할을 한다. 1g에 수억 개의 세균이 붙어서 이러한 것들의 분해를 돕는다. 결국 세균은 최후의 청소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활동을 그저 청소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낙엽을 유기질 비료(퇴비)로 만들며, 무기화에 의해 만들어진 질소와 같은 양분을 숲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숲 속에는 이들 자그마한 생물들이 지금도 새로운 낙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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