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중국(백두산) 연수 소감문
  • 작성자 : 임홍택
  • 등록일 : 2007-08-21
  • 조회수 : 1621
숲으로 추억 간직하기 국제적 연대의 숲 체험 프로그램 교류를 통하여 푸른숲선도원 지도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조직 활동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키 위해 실시한 「2007 푸른숲선도원 지도교사 해외연수」가 5박 6일(2007.08.07~12)간의 일정으로 중국의 백두산 및 두만강 일원에서 실시되었다. 주요 연수내용으로는 천혜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있는 백두산 견학 및 숲 생태계 탐방, 사막화 되어 가는 자연을 직접 관찰하고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숲 교육 방안을 모색해보며 연변 교육국 및 현지 교사와 상호 교류를 통해 푸른숲선도원 육성을 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해 보는 것이었다. 연수 기간은, 연수 목적을 실현시키고 더 좋은 연수 내용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지원단 덕분으로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좋은 지도자와 진심을 믿고 따라주는 백성이 있다면 그 곳이 천국일거라고 이번 연수의 지원단과 연수단을 보면서 생각 했다. 그런데 숲이 잘 보존된(가꾸었다기보다는 지하자원의 풍부함으로 저절로 남아 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함) 지역이어서 그런지 숲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그 곳에 감춰진 한 맺힌 역사와 민초들의 아픔이 더 절실해 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또, 그것이 숲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연수의 막바지에 닿을수록 나를 더욱 괴롭히는 이 물음들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중국의 숲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우리의 선조들이 빼앗긴 땅을 되찾고자, 빼앗긴 땅에서 말 달리던 그 시절을 그려 본다. 멀리는 삼국(三國)시대부터 가깝게는 광복 이전까지……. 그 후 분단의 현실. 아쉽고 억울하고 분하지만 현실을 인정하니 ‘그래도 가 볼 수 있다는 것’. ‘내가 지금 이곳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동주도 만날 수 있고, 일송정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나머지 이국(二國)이 생각났다. 백제와 신라. 그 곳은 내가 늘 살아 움직이는 곳이다. 나는 대전에 산다. 대전의 대표적인 강에는 금강이 있으며 그 물줄기를 막은 대청댐이 있다. 대청호 주변은 선사시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보여줄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장소임이 학술조사단에 의하여 밝혀졌으며 또한, 백제와 신라가 국경으로 삼았기에 많은 역사적 유물이 산재해 있는 민초들의 소중한 삶의 공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 볼 수 없다. 분명 있는데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잃었지만 가 볼 수 있는 곳과 갈 수는 있어도 볼 수는 없는 곳…… . 힘들게 비행기 타지 않아도 올 수 있지만 어린 시절의 삶이 송두리째 물속에 잠겨 있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넘어 분노마저 느껴야하는 실향민들의 아픈 모습들이 떠오른다. 물속에 갇힌 초등학교임을 알게 해 주는 운동장 저 쪽 끝에 자리 잡은 미루나무 꼭대기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한숨짓는 그들에게서 인간의 이기와 문명의 이중성을 생각해 본다. 중국의 울창한 숲을 보면서 댐으로 만들어진 실향민을 생각하고 역사 속에 사라져간 민초들의 억울함을 느꼈다. 우리도 숲을 잘 보존했으면 이런 불행한 역사는 갖지 않았을 것을. 댐을 만든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알았다. 댐보다 더 좋은 것은 숲을 가꾸고, 실생활에서 물을 아끼는 마음이 더 중요함을 알았다. 구호처럼 부르짖던 “녹색댐!” 연수 기간 내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녀석이 바로 “녹색댐”이었던 것이다. 다양한 생물종, 천연 원시림, 천혜의 생태계, 숲 관련 국제 교류 프로그램, 사막화의 문제점 등에 대해 보고 배우고 많이 느꼈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양식은 “녹색댐”의 소중함이었다. 어쩌면 이것도 인간의 이기심인지 모른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숲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심이니 괜찮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푸른숲선도원들에게 숲이 우리에게 베푸는 다양한 혜택을 적극 알려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과 같이 인위적으로 고향을 잃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도둑맞는 일이 없게 하고 싶다. 한편으론 어이없다. 그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결론이 “녹색댐”이라니. 그러나 대가가 없었다면 그 가치를, 소중함을 아주 조금만 알지 않았을까? 숲을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왜 우리가 숲을 더 사랑하고 가꾸어야 하는지 말할 수 있어 행복한 연수였다. ---이어지는 연수로 제대로 정신 차리고 차분히 생각하고 쓸 수 없어 새벽에 잠깐 시간내서 씁니다. 좋은 글 소개하지 못해 죄송해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48 6차 트레킹학습... 무작정 걸어볼까요^^ 임정미 2007-10-23 1,584
147 5차 트레킹.. 소전리 은사시나무길 걸어볼까요^^ 임정미 2007-10-16 1,666
146 별님의 엄마는 숲 임홍택 2007-10-11 1,479
145 울긋불긋.. 가을빛이 무척이나 예뻐요^^ 임정미 2007-10-09 1,588
144 9월 28일 3차 문의마을및 양성산 윤영애 2007-10-01 1,707
143 해설사 트레킹 3차 학습 구간^^ 임정미 2007-09-27 1,477
142 2차 트레킹 윤영애 2007-09-21 1,429
141 2차 트레킹 윤영애 2007-09-21 1,452
140 2차 트레킹 (현암사,구룡산,장승공원) 윤영애 2007-09-21 1,585
139 대청호해설사 트레킹 1차 임정미 2007-09-10 1,637
138 숲은 과거이자 현재이며 그대로 미래다 임홍택 2007-09-05 1,367
137 중국(백두산) 연수 소감문 임홍택 2007-08-21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