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폐광된 보은군 마로면 성하마로광업소에서 황갈색 오염수가 나오고 있다. 강한 산성을 띤 이 오염수는 아무런 정수장비도 거치지 않고 인근 보청천으로 흘러든다. 심형식 기자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폐광에서 폐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어 환경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보은군 마로면에 있는 성하마로광업소는 지난 1914년 일본인 하세가와 씨가 광업권 설정등록을 한 후 100여 년 가까이 운영되다 지난해 7월 폐광됐다.

23일 찾아간 마로광업소 폐탄광에서는 황갈색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물은 탄광 바로 앞의 도로 밑을 지나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폐탄광 앞 보청천으로 흘러들었다.

동행한 대청호보존운동본부 관계자가 즉석에서 pH농도조사를 실시하자 3.5~3.7이 나왔다. 통상 하천방류 pH기준이 5.8~8.6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강한 산성을 띤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가 고 있는 것이다.

막대기로 물을 휘저어보니 황갈색 침전물이 뿌옇게 떠올랐다. 폐광에서 주로 나오는 황갈색 침전물이 물속에 들어가면 물속 생물의 아가미나 기관에 달라붙어 산소흡수능력을 저하시키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하천감시센터 옥천네트워크 신한중 대표는 “폐광 이전에는 광산업체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인지 깨끗한 물이 흘러나왔다”며 “폐광 이후에는 오염된 물이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려 보청천과 합류하는 부분에는 예전에 많던 다슬기나 우렁이 등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갈수기라 많은 양의 물이 나오지 않지만 여름에는 계곡을 이룰 정도로 배출량이 많다”고 덧붙였다.

폐탄광에서 유출된 폐수가 흘러드는 보청천은 속리산에서 발원해 옥천군 청성면에서 금강에 합류하는 하천으로 자연경관과 동·식물 서식환경이 우수해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으로 지정돼 있다.

성하마로광업소는 옥천군 청산면과의 접경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성하마로광업소 앞에서 보청천을 따라 약 1㎞를 내려가면 애곡교를 중심으로 여름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피서를 즐긴다. 또 3㎞ 정도 하류부터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서 취수를 통해 상수원수로 이용된다.

대청호보존운동본부 관계자는 “pH조사에서 강한 산성이 나온 것도 문제지만 폐광이라 중금속 등의 오염도 우려된다”며 “인근 지역의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많은 행락객이 찾는 하천이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심형식·장천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