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왜 이렇게!
  • 작성자 : 이안재
  • 등록일 : 2006-11-13
  • 조회수 : 1557
해설자방을 들락거리게 되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지난주 토요일, 일요일 두 번에 걸쳐 대청호 인근에 갔더랍니다. 사실은 제가 다른 일 때문에 빼먹었던 곳을 답사 겸, 숙제도 할 겸 갔던 것인데요. 토요일에는 아내와 함께 늦으막히 대청호 생태관을 들렀죠. 마침 그날 근무를 담당하신 <신나게 일을 하시는-혹시 기분 나쁘시지는 않으시겠죠?> 신나일 선생님을 뵙고 칙사 대접을 받아가며, 생태관 앞 감나무에서 딴 감도 먹고요. 집에까지 가져오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다들 부러우신가요? 혼자 복습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더라니까요. 어쨌든 신나일 선생님의 신나는 설명을 단독으로 듣는 영광을 누리며 생태관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때 생태관 사무실 창문으로 보이는 계족산성을 보았구요.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것들, 특히 피라미와 갈겨니의 차이점은 눈가가 빨갛느냐의 여부로 판단하는(걔가 피라미라고 하고요) 방법도 배웠고요. 나비나 새의 생태, 야생화 사진들을 보면서 생태관의 필요성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 선생님과 관장님이 근무셨는데 대청댐을 기준으로 대전시 대덕구, 동구, 옥천군, 보은군 등 대청호와 연계된 자치단체가 생태 띠를 형성하는 생태벨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되지 않는 제안(?)도 관장님께 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신나일 선생님이 계셔서 행복한 오후였습니다. 이왕 나선 김에 더 나서자고 생각한게 계족산성 나들이였습니다. 일요일 아내와 막내아들과 둘째딸과 함께 아무런 준비없이 계족산성을 찾으러 올랐습니다. 천개동 가는 길을 잘 몰라 헤매기도 했지만 천개동으로 가면 나온다는 신나일 선생님의 말만 듣고서 무작정 찾아올라간 길이었습니다. 천개동 못미쳐 임도 시작점에서 차를 내려 산성을 다녀왔지요. 녀석들이 물도 준비 안해오는 엄마, 아빠가 어디 있느냐며 하도 성화기에 제대로 산성 탐방도 못하고 내려오고야 말았으나 어쨌든 계족산성을 처음이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산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옥천에 있는 산성을 오를 때도 느끼듯이 산성에 오르다 보면 묘한 기분을 느낍니다. 어떤 역사적 기운이 몸을 덮는다고나 할까요. 산성을 축조할 때 수많은 민초들, 이름없는 백성들이 고생하며 목숨까지 바쳐가며 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대청호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옥천 고리산이 그리 가까워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성왕의 마지막 전투가 된 옥천 관산성 전투 때 태자인 여창(위덕왕)이 고리산에 머물며 계족산성에 있는 아군(백제 병사)과 통교하며 전투했을 생각도 떠올렸습니다. 어쨌든 계족산에서는 멀리로 옥천읍 시내도 서대산과 옥천 이원에 있는 대성산까지 확인할 수 있어 조망을 할 수 있는 위치로는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청호는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데 사람들은 그 곳에서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들 제 잘난 맛에 살고 있군" 하는 자못 개똥철학자적인 생각마저 들더군요. 단풍 좋은 임도를 따라 일부러 내려온 길, 천개동 마을 쪽으로 내려서니 아직 가을이 아쉬워 꽃을 맺지 못한 코스모스며 맨드라미, 구절초에 감국, 심지어 계절을 잘못 읽은 꽃잔디까지 초겨울 치고는 다양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계기도 됐습니다. 산을 내려와서 그냥 옥천으로 발길을 돌리기가 아쉬웠습니다. 틈나는 대로 밀린 숙제를 해야 했으므로 대청호길을 따라 마산동으로 내려서 대청호와 좀더 가까운 길을 달렸죠. 미륵원지이나 관동묘려는 들르지 못했으나 찬샘정에 들러 대청호를 조망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찬샘마을 체험단지에 직접 들러 사람들과 대화하지는 못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매주 금요일이면 시간을 내서 고속도로로 가지 말고 대청호와 숨쉴 수 있는 이 길로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대청호 인근을 돌며 '과연 나는 옥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걸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구요. 모든 것이 내 할 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용현 선생님 계시는 동명초등학교를 들어가 보지는 않았으나 빠른 시일 안에 가보겠다는 욕심 한 자락을 동명초등학교 대문에 걸어두고 왔습니다. 이용현 선생님 대문을 자세히 보시면 제가 걸어놓은 욕심이 보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대청호를 도니 참 행복이 쌓이는 시간이었음을 느낍니다. 배우는 행복이 이런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기쁩니다. # 근데요. 잘 나가다가 삼천포인데, 제가 금요일 오후에 중요한 회의가 서울에서 있어서 수업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숙제 하라면 할 것이고요. 자료만 준비해 주신다면 더욱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좀 봐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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