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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식수원\' 대청호 유람선 운항, 난제 산적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10-18
  • 조회수 : 3087
'400만 식수원' 대청호 유람선 운항, 난제 산적 

대청호에 27년 만에 유람선 운항이 다시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CBS는 세차례 걸쳐 유람선 운항의 타당성 여부를 살펴보고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환경부가 대전시 금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 전문가와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청호 유람선 운항 추진' 토론회를 가진 지난 1일 오전 10시쯤.

같은 시각 대청댐 물 문화관 앞에서는 대청호의 환경시설 등을 탐방하기 위해 댐관리단 행정선에 40여명의 시민들이 몸을 실었다.부서지는 물살 아래 피어나는 무지개, 강물을 따라 30년 가까이 자연 생태 그대로 보존된 섬, 물 밖에서 바라본 대통령 별장 등은 신비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신비감도 잠시뿐, 1시간여 동안의 짧은 항해였지만 대청호를 둘러본 대다수의 시민들은 대청호 유람선의 관광 상품성에 대해서는 의구심부터 드러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하석천(48) 씨는 "청남대가 있을 뿐 경관이 수려하거나 기암괴석 등의 볼거리가 충분하지 않아서 관광상품으로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좋다고 느낄 수 없었다"며 "유람선이 뜬다고 하더라도 한 번 정도 타고나면 다시 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청호 유람선의 경제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더욱이 수려한 경관과 함께 주변에 대단위 관광지를 자랑하며 지난 1986년부터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는 충주호도 아직까지 경제성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연간 3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지만 강물이 얼거나 수심이 낮은 갈수기인 비수기가 일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은 뒤로하더라도 충청권 400만 명의 식수원인 대청호의 수질 오염 문제는 대청호 유람선 추진이 가장 넘기 힘든 산 중에 하나다. 유역면적이 넓은 대청댐의 경우 여름철 매년 유입되는 쓰레기양이 다른 댐들에 비해 많고 상류에 오염원이 많다보니 지난 1998년 조류예보제가 도입된 이후 거의 매년 적조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대청댐은 지난 2006년에 2개월 동안 남조류가 기준치의 42배에 해당하는 녹조가 발생했었다.
또 지난 2007년에도 보름 가량 기준치에 44배에 해당하는 남조류가 발생하는 등 최근 5년 동안 매년 연평균 80일 가량의 조류예보 발령일수가 기록될 정도로 녹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여름에만 대청호에 유입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10억 원의 예산과 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등 해마다 유입된 쓰레기 처리비용만 평균 4억 원에 달할 정도로 쓰레기 유입 문제도 심각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람선 운항은 결국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수질 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람선 운항은 전국 340곳의 상수원보호구역 내 유람선 운항을 전면 금지시킨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염우 사무처장은 "대청호 유람선 재개는 결국 현행법상 금지된 상황을 바꿔야 하는 문제"이라며 "하지만 전국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 보호와 관리에 대한 법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청호 유람선 운항을 위해서는 400만 시민의 식수원 보호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