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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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생태 이야기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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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안재
- 등록일 : 2006-11-09
- 조회수 : 1559
<대청호의 생태 이야기>
어느 해부터인가 옥천과 금산 경계지점으로부터 휘돌아 오다 군서면 동평리에서 금산천을 아우른 서화천에 새떼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옥천읍 옥각리에 옥천군 환경사업소 건너편 산 속에 백로가 집을 짓기 시작하더니 개체 수가 많아졌다.
어느새 많아진 백로를 보며 신기해 했고, 언젠가는 사진을 한 번 찍어보고자 마음먹었다.
날을 잡아 산을 올랐다. 높은 산은 아니었으나 덤불이 덮고 있고,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아 오르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덤불에 막힐 수는 없었다.
가만히 다가선 후 백로가 살고 있는 집을 살폈다. 둥지는 높았으나 사진으로 잡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렸다. 백로의 배설물로 인해 백로가 집을 지은 소나무는 죽어가는 듯이 보였다.
새끼로 보이는 백로가 보였고, 어미 백로도 날아들었다. 새끼가 어미를 향해 입을 삐쭉 내밀고 있는 장면을 요행히 잡을 수 있었다.
전문 사진기자가 아닌 나로서는 요행수로 잡은 사진이었다. 마치 새끼 백로가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하는 모습 같았다. 내심 좋은 사진을 찍은 것 같아 좋았다.
그런 백로가 이제는 옥천읍 한 가운데 금구천까지 올라온다. 옥천읍 중심을 흐르는 하천에 하수가 관로를 통해 환경사업소로 차집되고 있기 때문에 물이 그만큼 맑아진 덕분인 듯하다. 옥천읍 시내 중심 하천에 은어는 물론 다슬기와 피라미, 조개까지 산다. 백로가 시내 한복판 자동차가 다니는 하상주차장에다, 사람이 건너다니는 징검다리에까지 앉아서 먹잇감을 찾는 것을 볼 때 먹잇감이 풍부해졌음을 알 수 있다.
옥각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백로는 이후 옥천군내 각 지역 하천에까지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요즘은 여름철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제법 큰 백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옛날에 비해 일상사가 돼 버린 백로 찾기에 이제는 백로를 봐도 덜 신기하게 느껴질 무렵 대청호 생태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생기니 참으로 귀한 기회다 싶다.
더군다나 대청호 인근의 생태를 알 수 있는 조사가 체계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대청호 상류라 할 수 있는 안내 지역과 대청호로 유입되는 지류인 옥천읍 서화천 하류에서 멸종위기 생물을 비롯해 귀한 동물들이 많이 관찰되었다니 이보다 더 소중한 소식은 없다.
특히 조류 가운데 보호를 요하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원앙, 새매, 붉은배새매 등이 옥천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는 보고는 더욱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유류 가운데 수달의 존재는 주민들로부터 꾸준히 제보를 받았던 사안이다.
이처럼 소중한 생태를 대청호 상류지역인 옥천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생각은 개발의 논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중한 산림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내는 임도조차 낚시꾼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역작용을 빚고 있는가 하면 주민 편의에 기대 아직도 환경이 온전히 보전되고 있는 곳에 대한 개발계획을 공공연히 말했던 때가 불과 1~2년 전이었다.
한쪽에서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하천을 복원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소하천 정비를 이유로 하천 직강화사업을 하는 등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습도 허다하다.
이제 대청호와 금강, 금강 지류를 안고 있는 상류 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생각의 전환이 아쉽다. 더불어 대청호 생태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댐구역에 살고 있는 어종의 감소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옥천군내 어민들은 금강 상류 용담댐 방류와 홍수기, 대청댐 수위 조절을 위한 방류 등의 이유로 수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산란된 어류의 알이 말라죽어 생태계가 교란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어민들의 민원으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전체 대청호 생태 보전을 위해서라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아직 나는 생태 지표생물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만은 대청호 생태 종이 그대로 보전되고 이것이 더욱 살아나는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