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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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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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송경순
- 등록일 : 2006-10-05
- 조회수 : 1424
남들보다 밥을 더 많이 먹는 건 아니고
조금 빨리 먹는 편이긴 하지만
활동량이 적은 것도 아닌데
이리 살집이 뒹굴거리는 걸 보면
순전히 맥주탓입니다.
몇 시간 전
밤 11시를 넘겨
계룡산 밀목재를 넘어오는데
옆에 사는 우리 작은언니로부터 핸폰이 울립니다.
(결혼 후 우린 늘 걸어서 5분 거리에 삽니다.애인이지요.^^)
울언니..."어디니?"
나......."응,밀목재 넘어와..하늘이 데리고 오느라고.,.."
울언니...."맥주 마실래?"
나......(흥분을 숨기고) 그러지머...집에 가서 캔맥주 하나 마실 참이었어.
얘들 내려주고 갈께.."
이래서 댓병 한 병 반을
둘이 주거니 받거니 마시고 돌아 온 조금 전
딸앤 목욕한다고 들어갔다더니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분명 따듯한 욕조에서 잠이 들은 듯 하고
아들놈은 그 새 피파게임 하다가 딱 걸려서
허겁지겁 제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네요.
녀석이 어젯밤
보문산 아래에 사는
제 친구 아들이면서 그 아이 친구인
군대생활을 같이하고 싶은 친구'라는
대산네에가서
잠을 잤어요.
오후 2시에
그애를 둔산동 학원에 데려다주고
딸애랑 왼쪽으론 대청댐에서 흘러나온 유장하게 흐르는
금강을 끼고 노산리 솔밭을 지나 바로 그 숲에 갔지요.
왕버들숲,아카시나무숲,상수리나무숲,은사시나무숲.굴참나무숲,
굴피나무숲이 이어지는
아무리 걸어도 등줄기로 살짝 땀이 젖는
호젓한 숲길이었어요.
여기저기 이고들빼기,쑥부쟁이ㅡ구절초,패랭이,
도토리가 많아서인지
어치떼가 보이고...박새무리들이 핑핑 날라다니고
풀숲에서 놀란 흰뺨검둥오리가 화들짝 날라가는 바람에
기절할 만큼 놀라면서 돌아오는데
아참,초록빛깔이 아주 예쁜 뱀도 보았어요.
바로 그 전에 딸애가 뱀이 보고싶다더니...
두 모녀가 한참동안 꼬리를 급하게 감추는 뱀을 감상하셨지요.
시간도 길지않는 여유만만 숲길을
대청호해설사님들께 바칩니다. ("이런 선물 받아보셨어요? 흠흠")
큰아이가 11시에 데릴러 와달라는 소리에
대청댐을 눈아래에 펼쳐보는
현암정으로 가서
딸애랑 컵라면으로 저녁을 떼우고
유성까르프(이게 맥도날드 비슷한 로고의 홈에버로 바뀌었데요.)
의 자정까지 여는 서점에 가서
10시 50분 까지 전영우교수 책을 통채로 다 읽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길이었지요.
취한것 같진 않은데... 횡설수설...
머...추석 잘 보내시구요.
졸립고 오줌마려서
더 길게는 쓰지 않겠어요.
그럼 즐거운척 해피추석하세요.
맘 먹기 나름이잖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