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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숨결도 끊을 텐가…도읍지·낙화암 등 ‘통째로 수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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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2
- 등록일 : 2008-05-08
- 조회수 : 2706
백제의 숨결도 끊을 텐가…도읍지·낙화암 등 ‘통째로 수장’ 위기 “자칫하면 백제문화가 통째로 수몰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7일 “충청운하, 즉 금강 유역은 웅진~사비시기(AD 475~AD 660년) 백제의 도읍지가 있었던, 백제문화의 숨결이 묻힌 곳”이라면서 이렇게 경고했다. 학계에서는 “아직 운하에 대한 밑그림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라 뭐라고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주류지만 철저한 타당성 검토와 조사 없이 운하가 건설될 경우 금강·영산강 유역에 묻혀 있는 상당수의 문화재가 수몰 또는 악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뜻을 표하는 전문가가 상당수다. 우선 금강 변에 접해있는 공주 석장리 구석기유적(사적 334호)은 운하가 강행되면 일부 수몰이 불가피하다. 석장리 유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구석기유적(4만 년 전).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은 “이미 대청호 완공(1980년)으로 석장리 유적 일부가 수몰된 바 있다”면서 “운하가 건설되면 수몰 면적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강유역을 따라 집중된 백제유적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해 국보급 사리기가 출토된 왕흥사지(부여 규암면·사적 427호)와, 공주의 옛 이름인 웅진(熊津)의 전설이 담긴 곰나루(고미나루·명승 21호)도 운하가 건설될 경우 수몰을 피할 수 없다. 두 곳 다 수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시 백마강(금강 지류)변에 붙어있는 부여 부소산성(사적 5호)과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 그리고 웅진시대의 왕성으로 추정되는 공주 공산성(사적 12호) 등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든다. 무령왕릉이 속한 송산리고분군(사적 13호)도 금강 변에 자리 잡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전문가는 “강을 단순한 강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금강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흘러온 강이며, 금강의 훼손과 왜곡은 바로 백제역사의 훼손과 왜곡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공주~부여 간을 잇는 백제큰길(22.5㎞)과 지난 3월 개통된 공주 장기~동면 연결도로(왕복4차선), 그리고 2011년 개통예정인 왕복 4차선(공주 장기~연기 남면) 등 운하가 아니더라도 물류를 이동시킬 도로가 많다”고 말했다. 박경 목원대교수(경제학)는 “이미 한나라당은 충남도가 추진해온 금강의 뱃길복원 계획을 총선공약에 넣었다”면서 “지역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이 역사적 의미의 뱃길복원과 물류 차원의 충청운하를 교묘히 연결시켜 강행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 04. 07. 경향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