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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소식] 용담댐 건설후 금강 멍든다
  • 작성자 : 임정미
  • 등록일 : 2004-06-24
  • 조회수 : 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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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천군 청성면 합금리 인근 금강줄기가 바짝 말라있다.



용담댐 건설 후, 멍드는 금강


금강 줄기가 병들어 가고 있다. 전북 진안 용담면에 위치한 용담댐 건설 후 금강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근 마을 주민들까지 그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피해 상황에 비해 용담댐 측과 군의 대응은 너무 무성의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아침 7시 청성면 합금리 인근 금강 줄기는 바짝 말라 있었다.

한참 물이 필요한 갈수기이지만, 강줄기에 양수기를 이용해 물을 댄 농가들은 줄줄이 양수기가 고장이 났다. 농가들은 대부분 물이 줄 것을 예상해 양수기 호스를 물가에 대놓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물이 많이 줄면서 양수기가 밤새 헛돌면서 모터가 타 들어간 것.

하금 박융희씨와 박용래씨도 그렇게 물을 대다가 양수기를 태웠다. 최근만 해도 합금리 6농가의 양수기가 타들어갔다. 농가들은 30여 만원에 해당되는 새 양수기를 구입해야 했고, 70대 고령의 한 농부는 삽으로 직접 농수로를 파야 했다.

농민들 뿐 아니라 어민들도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 천윤희(45)씨는 지난해 600만원 어치의 다슬기 새끼를 방류했으나 그 당시에는 물이 많이 불어 다 쓸려 내려갔고, 올해는 물이 급속도로 마르면서 다슬기 등 어패류가 다 말라죽었다.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심각하다.

다슬기가 적어지면서 반딧불이가 사라졌고, 다른 어류들도 금강 줄기를 떠났다. 천윤희씨는 “4∼5년 전만 해도 다슬기를 풍성하게 잡았는데, 현재는 한 바가지도 나오지 않는다”며 “금강 줄기의 생태계가 몇 년새 급속도로 파괴됐다”고 말했다.

합금리 최연수 이장은 “하도 답답해 군에 전화해 농수로라도 파달라고 했더니 지난 17일 굴삭기 한 대를 보내줬다”며 “이마저도 임시방편 밖에 되지 않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담댐이 댐으로서 제 구실을 못하고 물의 수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이런 일이 생겼다”며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해 줘야 생태계도 살고 주민들도 살 수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용담댐 관리사무소 운영과 김규문 대리는 “금년 말까지 초당 5톤에서 10톤까지 방류할 수 있는 ‘소수력 발전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갈수기에도 불구하고 물 방류를 하지 못했다”며 “이 공사가 완료되면 이제 물이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과 용담댐 측은 금강 줄기 주변 마을 주민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갖지 못해 서로 수수방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용담댐이 공사 내용을 미리 군에 통보하고, 주민들에게 이를 알려줬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고, 군도 주민들의 어려움을 용담댐 측에 전달해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불만 내용이다.

(옥천신문)